국수봉 3

마름산과 국수봉 걷기

오늘은 작은 산 둘을 연계하여 걷는다. 백마산 줄기에 있는 마름산과 맞은편에 있는 국수봉을 잇는 길이다. 동네 뒷산 정도라 등산이라 할 수 없는 평이한 산길 걷기다. 어느새 산은 가을물이 들기 시작한다. 나무들 사이로 너른골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요사이 오전에는 습도가 높아 시야가 깨끗하지 않다. 일요일 아침, 아내는 성당에 가고 나는 산길을 걷는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산길을 걷는 것이 종교의식으로 신을 경배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신의 은총을 가리키는 표상이 아닌가. 성스런 예술품으로 둘러싸인 자연의 예배당에서 내 영혼은 맑고 순수해진다. 지저귀는 새소리, 속삭이는 바람소리는 신을 향한 찬미가다. 나는 존재의 근원과 연결된 듯한 경외감과 평온에 잠긴다..

사진속일상 2021.10.31

국수봉에서 본 광주

광주 시내를 조망하기에는 동쪽에 있는 국수봉(國守峰)이 제일 낫다. 국수봉 일대는 병자호란 때 인조를 구하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가던 지원군과 청군이 격전을 벌인 곳이다. 산 밑에 쌍령동(雙嶺洞)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아마 이 쌍령 고개를 중심으로 전투가 벌어졌을 것이다. 아군은 참패를 하고 결국 인조의 항복으로 이어졌다. 가을 하늘이 맑게 펼쳐진 날, 국수봉에 올랐다.

사진속일상 2013.09.26

광주 국수봉

천변에 나갔는데 앞산이 불러서 무작정 산에 들었다. 광주 국수봉이다. 국수봉(國守峰)은 광주 시내에서 경안천 너머 동쪽에 있는 해발 264 m의 야트막한 산이다. 광주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고가장 가깝다. 이 산은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이 청군에 포위되어 위급할 때 경상좌도 병마절도사 허완(許浣)이 1만의 군사를 이끌고 북상하다 청군과 싸워 패한 곳이다.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민영 등 여러 장수들도 전사했다. 국수봉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산이란 의미다. 국수봉 정상에서는 광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광주를 둘러싸고 있는 산 중에서 이만큼 전망이 좋은데는 없을 것이다. 능선에만 올라서면 산길은 거의 평지 비슷하게 이어진다.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이런 아담한 산들이 여럿 ..

사진속일상 201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