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우울한 영화다. 1910년대의 평화롭고 고요해 보이는 독일의 한 작은 마을, 마을 의사가 말을 타고 가다가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줄에 걸려 다치고, 연달아 방화, 사고사, 심지어 한 아이의 눈이 도려내지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나 범인은 알 수 없다. 다른 스릴러처럼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누가 범인인지는 밝혀지지도 않는다. 조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과 억압의 구조, 그리고 어두운 인간 본성을 접하게 되면 마음이 착잡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1910년대의 독일의 작은 마을 이야기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도 통용되는 얘기이기에 영화의 메시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마을은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은 질식할 듯 답답하다. 전통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