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룽나무에 꽃이 피면 나무 전체가하얀 꽃다발로 변한다. 면사포를 쓴5월의 신부처럼 이때가 가장 아름다운 한 시절이다. 요사이 밖에 나가면 금방 눈에 띈다. 귀룽나무의 특징이 드러날 때는 이른 봄에도 있다. 다른 나무들은 아직 새잎을 내지 않은 때, 귀룽나무가 제일 먼저 초록의 잎을 피운다. 말 그대로 독야청청이다. 귀룽나무는 한자로는 구룡목(九龍木)이다. 물가를 좋아하는데 자라면 덩치가 상당히 큰 편이다. 나에게는 북한산 등산로에 있는 귀룽나무가 제일 기억에 남아 있다. 뭇 나무들에 비해 자태가 압도적이었다. 꽃 필 때 찾아가 본다 했는데 올봄도 어느덧 지나가 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