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수원 5

영통동 느티나무

미끈하게 잘 빠졌다. 우람하면서도 균형 잡힌 멋진 느티나무다. 펜스에 걸어놓은 현수막에는 이 나무가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수는 1만 개가 넘는데, 그중에서도 100위 안에 드는 뛰어난 나무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안내문에 보면 이 느티나무는 전쟁 같은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는 구렁이 울음소리를 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신비한 힘을 가진 나무라 하여 신성시하고 정성껏 보살폈다. 그런데 왜 하필 구렁이 울음소리인지, 구렁이 울음소리가 있는지 문득 의문이 생긴다. 약 200년 전 정조가 화성을 쌓을 때 이 느티나무 가지를 잘라 서까래로 썼다는 설도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줄기와 가지가 기운차게 뻗어 있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어..

천년의나무 2018.06.06

봉녕사 향나무

수원시 우만동에 위치한 봉녕사(奉寧寺)는 고려 희종 4년(1208)에 창건한 사찰이다. 비구니 사찰답게 단정하면서 청정한 기운이 감돈다. 시내 한복판이지만 부지도 넓어 시원하다. 봉녕사 대적광전 앞에 오래된 향나무가 있다. 수령이 800년으로 적혀 있다. 그렇다면 봉녕사와 역사를 같이 하는 나무다. 고목의 나이는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향나무는 더하다. 그냥 사찰의 창건 시기와 맞추었는지 모르겠다. 단단한 향나무지만 줄기는 많이 상했다. 밑의 가지는 마치 춤추는 무용수의 팔처럼 리드미컬하게 휘어져 있다. 나무 높이는 9.4m, 줄기 둘레는 2.8m다.

천년의나무 2018.06.05

이의동 느티나무

수원시 영통구 광교역사공원 안 넓은 뜰에 있다. 주변은 온통 신도시로 개발되는데 이만한 녹지를 마련한 게 다행이다 싶다. 공원 안에는 세종의 부원군인 심온(沈溫, 1375~1418)의 묘도 있다. 태종과 사돈지간이었지만 권력에 너무 다가가면 화를 입게 되는가 보다. 죽임을 당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분의 나이 44세였다. 느티나무를 보니 전에는 이곳에도 마을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나무 한 그루만 덩그마니 남아 있다. 나무 수령은 300여 년이고, 높이는 13m, 줄기 둘레는 4m다.

천년의나무 2018.06.05

화성행궁 느티나무

수원 화성행궁 입구에 있는 세 그루의 느티나무다. 수령은 350년 정도 되었다. 행궁을 지을 때 궁궐의 조경 제도에 의해 '品'자 형태로 심었다. 영의정을 비롯한 삼정승을 나타내는데, 나라를 위해 올바른 정치를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행궁 앞이지만 힘들게 살아 온 흔적이 보이는 나무다. 행궁 안에 들어가면 더 오래된 나무가 있다. 몸체 대부분은 죽었고 가운데서 돋아난 한 가지만 살아 있다. 9년 전에 보았을 때보다 훨씬 더 노쇠해진 것 같다. 수령이 600년으로 추정되니 화성 조성 훨씬 이전부터 여기에 있었다.

천년의나무 2017.09.10

화성행궁 느티나무

화성행궁에 들어서면 오래된 느티나무를 만날 수 있다. 나이가 600 여살로 추정되니 화성을 짓기 훨씬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나무다. 그래서 수원 사람들에게는 영목(靈木), 신목(神木)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귀하게 보호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화재로 인해 훼손되어 현재는 줄기의 일부만이 살아 있다. 가운데 공동에는 화재로 타고 그을린 검은 흔적을 지금도 볼 수 있다. 전체 줄기의 1/10 정도나 될까, 살아있는 줄기는 다행히도 싱싱하게 잎을 피웠다. 5 년 전에 대대적인 나무살리기 작업을 한 결과라고 한다. 이 나무는 높이가 30 m, 둘레는 6 m에 이르며, 경기도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 느티나무에 손을 대고 기도를 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천년의나무 200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