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중국 6

행단 은행나무

행단(杏壇)에 있는 유일한 은행나무다. 행단이라고 하면 우선 은행나무가 연상되는데, 실제 현지에서는 측백나무만 있어 어리둥절해진다. 이 은행나무로나마 위안을 삼는다. 나무는 두 그루인데 하나는 고사했다. 살아있는 나무에는 '宋銀杏(Ginko of the Song Dynasty)'라는 명찰이 붙어 있다. 송대에 심은 은행나무라는 뜻이겠다. 그렇다면 수령이 1천 년 정도는 되었다. 잠깐 스쳐갔지만 무척 반가웠던 은행나무였다.

천년의나무 2012.08.03

행단 측백나무

중국 곡부에 있는 행단(杏壇)은 '행(杏)'이라는 나무가 있는 공자 학당을 뜻한다. 이 '행(杏)'을 학자에 따라 은행나무로 보는 사람도 있고, 살구나무로 보는 사람도 있다. 어느 나무가 맞는지는 객관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현재 행단은 측백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수백 년 된 측백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나무 구경에도 입이 벌어질 정도다. 측백나무는 예로부터 군자의 상징으로 절이나 문묘에 많이 심어왔다. 왕족의 묘지에는 측백나무를 심었다. 행단 주위에 측백나무를 심은 것은 이해가 된다. 군데군데 향나무도 섞여 있다. 이 측백나무 숲을 보면 '행(杏)'이 은행나무냐, 살구나무냐는 논쟁이 무색해진다.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기에는 공자가 직접 심었다는 나무도 있다. '선사수식회(先..

천년의나무 2012.08.03

태산 망인송

1박2일의 태산 등정은 안개에 싸여 산세나 나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잠깐이지만 날이 개였을 때 눈에 들어온 나무 중에서 이 소나무가 제일 멋졌다. 망인송(望人松)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고, 이 나무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절벽에 홀로 우뚝 선 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이 나무에도 어떤 전설이 깃들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같은 외국인이 나무에 얽힌 전설까지 알아내는 것은 무리다. 힘든 계단길을 땀 흘리며 올라갈 때 망인송은 그 모습만으로도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천년의나무 2012.08.01

태산 오대부송

중국 태산(泰山)을 올라가다 보면 오대부송을 만난다. 계단길 옆에 소나무 두 그루가 있고 안내문이 있다. 한문과 영어로 된 안내문 내용은 대략 이렇다. '기원전 219년에 진시황이 태산을 오르던 중에 갑자기 비를 만났고,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했다. 황제는 고마움의 표시로 이 나무에 오대부(五大夫)라는 벼슬을 내렸다. 지금 보는 나무는 청대인 1730년 경에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 정이품송과 비슷한 일화를 가졌다. 큰 나라 작은 나라를 불문하고 옛날 제왕들은 벼슬 내리기를 즐겨했는가 보다. 한 번 이런 명칭이 붙으면 사람들이 극진히 보살필 것이다. 비 오는 때에 하필 진시황이 이 나무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는 우연이 나무의 운명을 바꾸었다. 우리들 인생사처럼 재미있는 일이다.

천년의나무 2012.08.01

금전 배롱나무

중국 곤명에 오삼계(吳三桂)가 1600년대에 세운 금전(金殿)이 있다. 200 톤이 넘는구리를 써서 건물을 온통 청동만으로 만들었다. 지붕도 기와도 모두 청동인 것이 특이하다. 이 금전 앞에 오래된 두 그루의 배롱나무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오삼계가 사랑하는 연인 진원원(陳圓圓)을위해 심었다고 한다.그렇다면 수령이 400년이 넘는다. 나무 모양만 보아도 그만한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굵은 줄기는 대부분 썩어 없어졌고 거죽만 남았다. 크기는 작지만 괴목의 생김새를 하고 있다. 나무에는 '명수명목(名樹名木)'이라는 표찰이 달려 있다. 나무를 뜻하는 한자에는 목(木)과 수(樹)가 있다. 일반적으로 목(木)을 많이 쓰지만 수(樹)를 쓰기도 한다. 나무의 나이를 가리킬 때는 목령(木齡)이라 하지 않고 수령..

천년의나무 2011.01.12

해경공원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Eucalyptus)는 호주가 원산이면서 호주를 대표하는 나무다. 지금도 호주 전체 삼림의 75%는 이 유칼립투스라고 한다. 유칼립투스는 가장 빨리 자라는 나무들 중 하나다. 그리고 코알라가 이 유칼립투스 잎만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나무는 호주에서 전세계로 퍼져나갔는데 중국에는 운남성에서 많이 자라고 있다. 중국 운남성 곤명(昆明)의 해경공원에오래된 유칼립투스 수십 그루가 있다. 중국에 도입된 초기에 심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수령은 100년 정도 되었다. 큰 나무는 줄기가 5 m에 이를 정도로 굵다. 표석에는 'The First Eucalyptus of China'라고 적혀 있다. 해경공원은 곤명호 옆에 있는데 바다 같이 넓은 호수를 따라 유칼립투스가 도열해 있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천년의나무 201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