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태안 4

목애당 느티나무

태안읍 남문리에 있는 목애당은 옛 태안현의 관아 건물 중 하나다. '목애(牧愛)'는 백성을 잘 다스리고 사랑한다는 뜻이리라. 목애당과 마주하며 오래된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다. 수령은 300년 정도 되었고, 나무 높이는 15m, 줄기 둘레는 4.1m다. 줄기가 휘어져서 몸을 지탱하는 데 힘겨워 보인다. 줄기도 많이 상해서 더 이상 썩지 않도록 보형물로 채워져 있다. 그래도 잎은 무성하고 싱싱하며 전체적인 생김새도 아담하다. 비록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단아하게 늙어가시는 할머니 같은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03

간월암 사철나무

간월암(看月庵)은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떠오르는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 그전에는 피안도(彼岸島) 또는 연화대(蓮花臺)로 불렸다.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폐사된 것을 1941년 만공선사가 중창해서 오늘에 이른다. 간월암 경내에 250년 된 사철나무가 있다. 높이는 3.5m인데 더는 위로 자라지 못한다. 줄기 가운데 부분은 상해서 보형재로 채워져 있다. 줄기에서는 연륜이 느껴지지만 잎은 여전히 싱싱하다. 2백 년이 넘은 사철나무는 처음 본다. 간월암에는 사철나무 외에 150년 된 팽나무도 있다. 간월암을 멀리서 보면 여러 그루의 팽나무가 호위하고 있는 듯 하다. 간월암 풍경을 살려주는 데 나무가 큰 몫을 하는 건 물론이다.

천년의나무 2016.04.20

흥주사 은행나무

충남 태안군 백화산에 있는 흥주사에는 이런 전설이 전한다. 옛날에 먼 길을 가던 노승이 백화산 기슭에서 잠시 쉬던 중 산신령이 나타나 노승이 가지고 있는 지팡이를 가리키며 이곳은 부처님이 계실 자리니 지팡이로 표시를 해 두라는 말을 듣고 깨어보니 꿈이었다. 기이한 일이라 생각한 노승은 산신령이 가리킨 곳에 지팡이를 꽂아두고 불철주야 기도를 하니 신비하게 지팡이에서 은행나무 잎이 피기 시작했다. 노승 앞에 다시 나타난 산신령은 자식이 없는 자가 기도를 하면 자식을 얻고, 태어난 자식들이 부귀하게 되어 부처님을 모실 것이라며 사라졌다. 몇십 년 후 불사가 이루어져 절이 세워졌고, 부처님의 손길이 자손만대에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승은 흥주사(興住寺)라 이름하였다고 한다. 흥주사 은행나무는 그러므로 흥주사..

천년의나무 2009.08.20

안면도 모감주나무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옆에 모감주나무 군락이 있다. 모감주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이곳이 유일하게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138호로 보호받고 있다. 마을과 바다 사이의 바닷가를 따라 3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아마도 옛 사람들이 바람막이 숲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안내문 설명에는 모감주나무 씨가 중국에서 황해의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에 건너와 해안가에 퍼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열매는 염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모감주나무의 영어 이름이 'Pride of India'인데 원산지는 아마도 인도가 아닌가 싶다. 원래 키 큰 나무인데 이곳 안면도의 모감주나무는 세찬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키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다. 고달픈 세파를 상징하듯 나무들은 겨우생..

천년의나무 200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