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학이 되면 외할머니를 따라 대구 이모 집에 놀러가곤 했다. 그때가 1960년대이니 벌써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산골 촌놈이 유일하게 도시 구경을 하게 되는 때라 이모 집에 갈 수 있는 방학이 얼마나 기다려졌는지 모른다. 당시에 이모 집은 달성공원 앞 대신동에 있었다. 나에게 대구하면 달성공원과 대신동의 한옥집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사업을 하셨던 이모부는 아침이면 달성공원에 나가 정구를 치셨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꼭 나를 데리고 나가셨다. 나는 정구 치는 걸 구경하기도 하고 그러다 심심하면 공원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모부는 공원뿐만이 아니라 시내에 나가실 때도 나를 데리고 가시는 걸 좋아하셨다. 그래서 다방에 앉아 어른들의 사업 얘기 하는 걸 어색하게 들어야만 했던 기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