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2

도산서원 왕버들

도산서원에 있는 나무들 중에서는 서원 앞 뜰에 있는 왕버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퇴계와 도산서원 하면 응당 매화이겠지만 이미 꽃이 지고 난 뒤의 매화는 다른 나무에 비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천 원권 지폐 뒷면에 도산서원 전경이 그려져 있다. 지금의 도산서원과는 많이 다른 것이 아마 초기의 모습 같다. 그림에는 우선 건물이 단촐하고 앞에 흐르는 낙동강물이 거의 서원과 비슷한 높이다. 그러나 현재 도산서원은 건물도 많고 강물은 절벽 아래로 깊이 흐른다. 강물의 높이가 차이가 나는 건 400여 년 간의 침식작용에 의해 강바닥이 낮아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그림을 유심히 보면 서원 옆으로 계류가 흐르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이 계류는 없다. 다만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왕버들이 ..

천년의나무 2011.05.20

도산서원 모란

지금 도산서원은 모란이 한창이다. 경내가 온통 모란으로 덮여 있다. 퇴계 선생이 매화를 사랑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다. 선생의 마지막 유언도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는 부탁이었다. 그런데 퇴계와 모란과는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도산서원 가득 만개한 모란을 보며 무척 생경스럽게 느껴졌다. 모란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한다. 꽃 생김새도 화려하다. 선생의 삶이나 서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꽃이다. 선생은 세속적인 부귀영화보다는 학문을 통한 인간적인 완성을 지향하신 분이다. 그런 사상이 도산서원에 집약되어 나타나 있다. 서원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모란만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 식수한 금송도 마찬가지다. 경내 중앙에 버티고 서 있는 금송도 서원의 격에 맞지 않는다. 특정의 장소에 궁합이 맞는 나무..

꽃들의향기 201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