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게네스 2

디오게네스의 자신감

고등학생일 때 윤리 과목을 좋아했다. 선생님이 전해 주는 여러 철학자들의 삶과 일화가 재미있었고, 그들의 명언이 멋지게 들렸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제일 감명을 받았던 철학자는 디오게네스였다. 사람을 찾는다고 대낮에 등불을 들고 아테네 거리를 돌아다녔다거나, 알렉산더 대왕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도리어 햇빛을 가리니 비켜달라고 했다는 얘기는 너무나 통쾌했다. 저렇게 당당하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디오게네스는 견유학파에 속한다. '견유(犬儒)'란 '개 같은 선비(철학자)'라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모욕적인 명칭으로 들리지만 디오게네스가 스스로를 '개'라고 지칭했으니 잘못된 것도 아니다. 어느 날 사람들이 그에게 뼈다귀를 던져주며 놀리자 개처럼 한 발을 들고 오줌을 갈겨댔다는 일화가 전한다. '견유..

참살이의꿈 2021.09.21

논어[80]

선생님 말씀하시다. "잘났구나! 회야말로. 한 그릇 밥, 한 종지 물로 움막살이를 하게 되면, 사람들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련만, 회는 즐거운 모습에 변함이 없으니, 잘났구나! 회야말로." 子曰 賢哉 回也 一簞食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 不改其樂 賢哉 回也 - 雍也 6 보통 사람에게 가난이 닥치면 괴로움[憂]에 힘들어하지만, 안회는 즐거움[樂]을 변치 않았다. 물질적인 부(富)와 빈(貧)에 마음이 휘둘리지 않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다. 도가(道家)식으로 말하면 안회는 무위(無爲)의 삶을 실천했다고 할 수 있다. 에서는 마음공부를 공자와 안회의 대화를 통해 설명한다. 장자의 핵심 사상이 유가의 대표적인 두 인물을 등장시켜 설명하는 게 흥미로운데, 허자심재(虛者心齋), 비우는 ..

삶의나침반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