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쓰고 싶어 나무쑥갓이라 이름 붙였지만, 역시 이 꽃은 마가렛(marguerite)이라 해야 제 맛이 난다. 누가 붙인 이름인지 모르지만 나무쑥갓이란 어감도 별로 어울리진 않는다. 마가렛은 아프리카 원산의 국화과 식물이다. 아프리카 원산인 것도 그렇고, 봄과 여름에 피는 국화인 것도 특이하다. 흰색 꽃잎과 노란색 꽃술이 밝고 화사한데, 이 꽃의 이미지는 순수하고 소박하다 할 수 있다. 밝은 소박미가 이 꽃의 특징이다. 앵자봉 아래에 있는 수녀원 뜰에 마가렛이 가득 피어 있었다. 그때 수녀원 분위기와 함께 이 꽃밭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는데 지금도 마가렛을 보면 수녀원이 먼저 떠오른다. 봉쇄수녀원이어선지 수녀님들의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대신에 봄에는 수녀원 건물 앞에 이 꽃이 환하게 피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