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데 아파 참 아파요 진정 과연 아픕데 푹푹 쑤신다 할까 씨리씨리다 할까 딱딱 걸린다 할까 쿡쿡 찌른다 할까 따끔따끔 꼬집는다 할까 찌르르 저리다 할까 깜짝깜짝 따갑다 할까 이렇게나 아프다나 할까 아니다 이도 아니다 박박 뼈를 긁는 듯 쫙쫙 살을 찢는 듯 빠짝빠짝 힘줄을 옥죄는 듯 쪽쪽 핏줄을 뽑아내는 듯 살금살금 살점을 저미는 듯 오장이 뒤집혀 쏟아지는 듯 도끼로 머리를 바수는 듯 이렇게 아프다나 할까 아니다 이도 또한 아니다 조그맣고 샛노란 하늘은 흔들리고 높은 하늘 낮아지며 낮은 땅 높아진다 벽도 없이 문도 없이 퉁하여 광야 되고 그 안에 있던 물건 쌩쌩 돌아가는 어쩌면 있는 듯 어쩌면 없는 듯 어느덧 맴돌다가 갖은 빛 찬란하게 그리도 곱던 색에 매몰히 씌워 주는 검은 장막 가리우니 이내 작은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