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중순이면 무갑산 계곡에 너도바람꽃이 핀다. 가까이 있는 무갑산이지만 6년 만에 찾았다. 그때에 비해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안타까웠다. 사진을 찍으러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이다. 한 번 소문이 나면 어디서나 이런 시련을 겪는다. 그동안 무갑산에 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수리산 변산바람꽃 군락지는 보호하기 위해 아예 폐쇄해 버렸다. 무갑산도 극단적인 조치를 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드문드문 피어 있는 너도바람꽃이 반가우면서도 애처로웠다. 굳이 꽃사진을 찍으러 다녀야 하나, 회의를 품으며 돌아선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