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 내 이름은 개똥밭의 개살구나무 벌 나비 질탕한 봄도 꽃인 줄 모르다가 담 넘어 순이 가던 날 피 붉은 줄 알았네 - 앵화 / 무산 '櫻(앵)'은 앵두나무 앵 자이다.동시에 벚나무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앵화(櫻花)'란 앵두꽃이나 벚꽃을 이르는 말이다. 무산 스님은 현재 백담사 회주(會主)로 계시는 시조 작가이시다. 이 시조가 공감을 얻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보편적인 경험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누구의 마음 속에든 그런 순이의 존재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시조는 인간의 정신적 성숙에대해서도 말해 주고 있다. 그것은 '상실 - 고통 - 눈뜸'이라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어린 날도 역시 하나의 삶이다. 그러나 깨우침의 관점에서 그 시절은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다. 손바닥 만한 하늘을 전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