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원효봉에 올랐을 때 이 바위채송화를 만났다. 정상 암반의 좁은 바위틈에서 살고 있었다. 이름 그대로 바위채송화는 좋은 조건 다 놓아두고 하필 척박한 바위만 골라 자란다. 뿌리를 내릴 흙도 부족한데 따가운 햇빛과 비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모진 곳이다. 그런데 바위채송화를 소위 좋은 환경에서 키우면 겉자라서 제 모양을 잃어버린다. 그것은 바위채송화의 본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인간의 눈에는 힘겹게 보일지라도 그렇게 사는 것이 바위채송화의 천성임을 어찌 하겠는가. 바위채송화는 날카로운 노란색 꽃을 피운다. 잎은 채송화를 닮았다. 그러나 바위채송화는 돌나물과에 속해서 채송화와는 거리가 멀다. 바위와 벗하며 살아가는 저곳이 바위채송화에게는 가장 아늑한 장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