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3

처음 로또를 사다

시내와 집을 오가는 길에 로또 판매점이 새로 생겼다. 견물생심이라고 선명한 노란 불빛에 끌려 지난주에는 난생처음으로 로또를 샀다. 1만 원을 내니 작은 종이 두 장을 주는데 거기에는 기계가 찍은 10개의 숫자열이 적혀 있었다. 눈에 안 보일 때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로또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물욕의 유혹을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다. 어제 당첨 숫자 발표가 나왔는데 당연한 결과겠지만 꽝이었다. 3개 번호만 맞으면 되는 5등에도 하나 걸리지 못했다. 우리나라 로또는 45개 숫자에서 6개를 맞히면 1등이다. 5개가 일치하고 보너스 번호를 맞추면 2등, 5개만 일치하면 3등, 4개는 4등(5만 원), 3개는 5등(5천 원)이다. 이런 자세한 내용은 이번에 로또를 사며 처음 알았다. 로또 당..

길위의단상 2019.10.13

복권 가게 앞에서 / 박상천

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가 문득 복권이 사고 싶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잠시 망설인다. 복권을 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긴 싫어 꾸욱 참고 가게 앞을 그냥 지나쳐 간다. 자꾸만 호주머니에 손이 가지만 아이에게 변명할 말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내 행동을 이해하도록 설명해주어야 할만큼 아이가 자라고 나니 이제 나는 복권을 사고 싶은 나이, 참 쓸쓸하고 허전한 나이에 이르고 말았다. - 복권 가게 앞에서 / 박상천 집으로 오는 길목에 복권 가게가 새로 생겼다. 몇 번 지나치다가 어제는 안으로 들어갔다. 젊은 남자가 앉아있다가 반갑게 맞는다. 언제 개업했느냐고 물으니, 그동안 세 번 추첨했는데 5만 원짜리 당첨이 여러 번 나왔다고 자랑한다. 고작 5만 원이냐고 반문하니 그것도 쉽지 않단다. 6개 숫자 중 ..

시읽는기쁨 2019.10.08

즐거운 공상

지난 주 로또에서 1등이 나오지 않아 금주의 당첨금이 250억이나 된다는 것이 사무실에서 화제가 되었다. A는 1만 원씩 돈을 모아 공동으로 로또를 사 보자고 제안을 했는데, 시큰둥해 하는 사람이 있어서 성사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로또에 당첨이 되고 거액이 손에 들어오면 무엇을 할까라는 공상으로 잠시 동안이나마 모두가 즐거웠다. 아마도 내가 1등 당첨이 되면 제일 먼저 사직서를 던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통쾌할 것 같다. B의 얘기로는 당첨된 사람들이 3, 4 년 정도 마음껏 놀다가는 무료함을 이기지 못해 다시 직장을 찾는다고 하지만 그건 차후의 일이다. 당첨금의 반 정도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부를 하고, 또 일부는 친척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싶다. 공짜로 들어온 돈이니 별로 아..

길위의단상 2008.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