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1

북한산 숨은벽

북한산 숨은벽은 오래전부터 가 보고 싶던 곳이었는데 드디어 오르게 되었다. 날씨 좋은 봄날이었다. 고양시 효자동에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밤골공원 지킴터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숨은벽능선을 타고 올라가 숨은벽 아래까지 간 다음 밤골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순환 코스였다. 그런데 초입부에서 엉뚱하게 계곡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역으로 돌게 되었다. 30분 정도 올라가다가 알아챘으니 되돌릴 수도 없었다. 계곡 따라 올라가는 게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능선을 타고 숨은벽으로 접근한다. 계곡길은 그늘 지고 사람 없어서 말 그대로 유산(遊山)을 만끽할 수 있었다. 계곡은 가물어서 물이 말랐다. 지도에 '숨은폭포'라고 나와 있다. 묘하게 생긴 나무가 눈길을 끈다. 철쭉은 한창을 지나서 지고 있다...

사진속일상 2022.05.10

북한산 늦은 단풍

북한산 단풍 절정 시기가 10월 28일이라는 기상청 발표를 믿고 북한산 부왕사지를 찾았으나 이미 시들해지고 난 뒤였다. 산의 고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중간 지대를 기준으로 잡는다면 대체로 발표 1주일 전쯤이 단풍 구경하기에 적기가 아닌가 싶다. 간 길에 의상능선의 일부를 걸었다. 날카로운 암봉을 지나는 맛이 재미있었다. 의상봉을 넘어 하산하는 길은 너무 험하다고 해서 국녕사를 지나는 길로 내려왔다. 젊었을 때 같았으면 모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도 안전, 둘도 안전이다. 북한산은 평일인데도 등산객이 너무 많았다. 북한산 탐방지원센터 입구에는 울긋불긋 사람의 줄이 이어졌다. 산 속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좀 조용히 말하면 좋으련만, 산을 전세낸 듯한 태..

사진속일상 2014.10.30

아내와 비봉에 오르다

아내와 북한산에 올랐다. 원래 계획은 비봉능선을 타고 보현봉까지 갔다가 사자능선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등산로가 가파르고 바위가 많아 일찍 지치는 바람에 계획한 길의 반밖에 가지 못하고 비봉에서 하산했다. 뒷산 정도에 적응된 체력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였다. 북한산이 암산(岩山)이라는 걸 이번에 새삼 확인했다. 응봉능선으로 내려가면서 본 의상능선의 연이은 바위봉우리가 대단했다. 언젠가는 지나가 보고 싶은 능선이다. 바위산은 보기에는 좋지만 걸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이제 우리 수준에는 북한산 둘레길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족두리봉. 비봉. 재미있게 생긴 바위들. 7km 정도의 산길이었는데 여섯 시간 가까이 걸렸다. 거친 숨 고르느라 쉬고 또 쉬었던 산행이었다. * 산행 시간; 5시간 30분..

사진속일상 2014.03.31

북한산 둘레길 미개통구간을 걷다

북한산 둘레길은 현재 남쪽 구간이 열려 있다. 북쪽으로 사패산을 돌아가는 코스는 이번 여름에 개통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예상되는 길을 이번에 미리 걸어 보았다. 어제 히말라야 팀 9명이 함께 했다. 전철 불광역에서 모여34번 시외버스를 타고 샛터 정거장에서 내렸다. 집을 나설 때는 비가 내렸는데 어느새 눈으로 변했다. 주변은 온통 눈세계였다. 가벼운 하이킹이라 생각하고 우의나 스틱 등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심란해졌다.다행히 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발이 가늘어지더니 곧 그쳤다. 올 겨울 산행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덕분에 첫 눈길 산행을 행운을 얻었다.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국립공원 내의 북한산과 도봉산, 사패산을 한 바퀴 도는 약 70 km의 산길이다. 현재는 북한산과 우이령길을..

사진속일상 2011.03.02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출발했다. 한 팀은 북한산 향로봉을 향했고, 우리는 진관사(津寬寺)에서 효자동 방향으로 둘레길을 걸었다. 직장 동료 9명이 함께 했다. 눈 때문에 출발을 많이 망설였다. 다행히 북한산 아래에 들어서니 함박눈은 그쳤다. 산의 나무들에 예쁜 눈꽃이 피었다가 이내 녹았다. 길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일부 산길의 눈은 녹지 않아 발밑에서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정겨웠다. 북한산 둘레길은 처음 걸어보았다. 진관사에서 효자리 입구까지 왕복 8 km 정도를 걸었는데 숲을 지나고 동네도 지나는 게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었다. ‘내시묘역길’로 불리는 구간이었다. 길에서 전 직장 동료들을 우연히 만났다. 옛 얼굴들이 반가웠다. 그분들도 북한산 둘레길 걷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난밤에는 잃었던 지갑을 되찾는..

사진속일상 2010.12.09

북한산 문수봉을 돌아오다

11월 18일, 수능 시험 보는 날이었다. 처음으로 감독이 빠졌다. 주말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북한산에 오르기로 했다. 며칠 전에는 첫째가 떨어지는 문짝에 발을 다쳤다. 발가락뼈가 깨질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아침에는 병원에 데리고 가 치료 받게 하고 광화문에 있는 직장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바로 북한산으로 향했다. 가볍게 비봉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는데 산에 드니 아내의 걷기 욕심이 또 발동했다. 늘 그렇다. 이왕에 온 것 좀 더 멀리까지 가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문수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길은 돌과 계단이 많아 좋지 않았다. 천천히 거북이 산행을 했다. 그래도 우리보다 뒤처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햇볕 따스한 대남문 앞에서 도시락을 열었다. 내년에는 이런 시간들이 많아질 것이다. 비봉능선으로 연결..

사진속일상 2010.11.19

북한산 원효봉에 오르다

어제 오후에는 직장 동료들과 북한산에 올랐다. 장마가 시작되었는데 마침 비가 그친 날이었다. 대신 후덥지근한 날씨여서 땀을 무척 많이 흘렸다. 나로서는 작년 가을 이후 아홉 달 만에 산에 오르는 탓이라 더 힘들었다. 일곱 명이 산행을 시작했는데 자연스레 두 팀으로 나누어져서 뒤에 처진 셋은 백운대를 포기하고 원효봉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그런 거북이 산행도 재미있었다. 앞 팀이 백운대에 다녀오는 동안의 시간 여유가 있으니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올랐다. 더구나 평일이니 등산객도 적어 호젓했다. 느릿느릿 걸으니 작은 꽃들도 저 자주 눈에 띄었다. 산에 들어 산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지, 많이 걷고 높이 오르는 것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은평구의 산성매표소에서..

사진속일상 2010.07.02

북한산 대남문에 오르다

직장 등산 동호회를 따라 북한산 대남문에 올랐다. 그런데 이름만 등산 동호회지 양로원 나들이 수준의 산행이었다. 함께 간 여섯 명 중 네 명은 뒤에 처지고 고작 둘만 대남문까지 다녀왔다. 일행은 이북5도청에 차를 주차시키고 구기동 계곡을 따라 올랐다. 삼거리 쉼터와 문수사를 거쳐 대남문,청수동암문을 지나 비봉능선을 따라 걸었다. 사모바위에서 승가사로 내려가 다시 구기동입구로 원점회귀했다. 약 세 시간 정도 걸렸다. 북한산에서는 여러 종류의 제비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노랑제비꽃이 많다. 이때쯤의 북한산길은 온통 노랑제비꽃으로 환하다. 군데군데 흰제비꽃과 고깔제비꽃도 피었다. 흰민들레가 눈길을 끈다. 무슨 꽃이든지 흰색이 주는 느낌은 순결하고 깨끗하다. 능선길에서는 아직도 진달래를 볼 수 있었다. 아마 이..

사진속일상 2009.05.01

훈련도감유영지 느티나무

북한산성 안에 있는 훈련도감유영지(訓鍊都監留營址)에서 참 신기한 나무를 만났다. 바위와 한 몸이 되어자라고 있는 느티나무인데나무가 마치 거머리처럼 바위에 납작하게 붙어서 자라고 있었다. 땅에서 나온 줄기가 비스듬히 바위를 뚫고 지나가서 다시 수직으로 향했는데 잎으로 보아서 나무는 건강했다. 나무는 보통 다른 물체가 있으면 접촉하지 않고 피하려 한다. 그런데 이 나무는 완전히 바위와 일심동체가 되었다. 나무 줄기가 바위 표면처럼 2 차원평면으로 변한 것이다. 아무리 살펴 보아도 신기하기만 하다. 사람이 일부러 저렇게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 노릇이다. 그렇다고 자연적으로 되었다고 믿기에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우리는 한참을 바라보며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만한 나무라고 말했다. 그리고 '거머리 느티나무'라..

천년의나무 2008.05.11

북한산 북장대지에 오르다

꽃산행 팀의 K, S 형과 함께 북한산 북장대지에 올랐다. 아침 9 시에 지하철 무악재역에서 만나 704 번 버스를 타고가 북한산성 입구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구름이 약간 덮인 청명한 날씨였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산길을 걷기에는 최적이었다. 우리는 산행보다는 꽃과 나무를 살피고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북한산성 계곡을 따라 올라가 중성문을 지나 훈련도감유영지를 거쳐 북장대지까지 오른 후 다시 돌아나오는 길을 택했다. 주등산로는 사람으로 가득했지만 이 길은 거의 찾는 사람이 없어 호젓했다. 두 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짧은 길이지만 우리는 여섯 시간이나 걸렸다. 등산로 초입에서 키 큰 포플러를 만났다. 포플러의 추억은 세 사람 모두가 같았다. 그 옛날 신작로의 가로수는 거의가 포플러였다. 그런데 포..

사진속일상 2008.05.10

삼각산에 오르다

어제는 삼각산에 올랐다. 구기동-대남문-대동문-위문-우이산장-도선사-우이동, 10:00-16:00. 삼각산(三角山)은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서로 이웃하며 삼각형을 이루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예부터 이 이름이 널리 쓰였으나 일제 시대 이후로 주로 북한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 다시 원래 이름인 삼각산으로 부르자고 산림청에서 정부지명위원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삼각산은 서울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산이다. 연간 500만 명이 찾는다고 하니까 휴일이면 사람들로 포화 상태가 된다. 어제는 평일인데도 일부 구간에서는 잠시 기다려야 서로 교행을 할 수 있었다. 대남문에서 위문까지는 산성을 따라가며 걸었다. 길은 산성에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데 비슷한 고도라 힘들지 않으면서도 산길을 걷..

사진속일상 200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