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은 오래전부터 가 보고 싶던 곳이었는데 드디어 오르게 되었다. 날씨 좋은 봄날이었다. 고양시 효자동에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밤골공원 지킴터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숨은벽능선을 타고 올라가 숨은벽 아래까지 간 다음 밤골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순환 코스였다. 그런데 초입부에서 엉뚱하게 계곡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역으로 돌게 되었다. 30분 정도 올라가다가 알아챘으니 되돌릴 수도 없었다. 계곡 따라 올라가는 게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능선을 타고 숨은벽으로 접근한다. 계곡길은 그늘 지고 사람 없어서 말 그대로 유산(遊山)을 만끽할 수 있었다. 계곡은 가물어서 물이 말랐다. 지도에 '숨은폭포'라고 나와 있다. 묘하게 생긴 나무가 눈길을 끈다. 철쭉은 한창을 지나서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