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북한산 원효봉에 오르다

샌. 2010. 7. 2. 10:06


어제 오후에는 직장 동료들과 북한산에 올랐다. 장마가 시작되었는데 마침 비가 그친 날이었다. 대신 후덥지근한 날씨여서 땀을 무척 많이 흘렸다. 나로서는 작년 가을 이후 아홉 달 만에 산에 오르는 탓이라 더 힘들었다. 일곱 명이 산행을 시작했는데 자연스레 두 팀으로 나누어져서 뒤에 처진 셋은 백운대를 포기하고 원효봉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그런 거북이 산행도 재미있었다. 앞 팀이 백운대에 다녀오는 동안의 시간 여유가 있으니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올랐다. 더구나 평일이니 등산객도 적어 호젓했다. 느릿느릿 걸으니 작은 꽃들도 저 자주 눈에 띄었다. 산에 들어 산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지, 많이 걷고 높이 오르는 것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은평구의 산성매표소에서 오를 때 원효봉은 왼쪽에 있는 첫 번째 봉우리다. 높이는 505 m인데 오른쪽 의상봉과 마주보고 있다. 북문을 지나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급한 계단 길이었는데 정상에 서니 전망이 아주 좋았다. 특히 동쪽 방면으로 보이는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의 화강암 암봉들의 위용은 일품이었다.



내려가는 길에는 Y 선배로부터 본인의 건강문제로 고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간 기능이 떨어져 생긴 식도정맥류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지금도 무리한 일은 하지 못하고 조심해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디 몸이 아픈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지 자세한 것은 몰랐는데 사정을 알게 되니 선배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상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못 단정하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착각과 오해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제보다 좋게 본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서로가 불편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대화와 소통의 부족은 더욱 그런 결과를 낳는다고 할 수 있다.


백운대에 올라갔던 네 명과 출발점에서 다시 만났다. 건강한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송추로 나가 가마골에서 갈비탕으로 저녁을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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