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시작되면서 바로 고향에 내려가서 일주일을 있다가 왔다. 마침 대구 이모도 오셔서 함께 지냈다. 덕분에 밭에 나가는 일은 줄어들었다. 하루는 소백산에 올랐고, 하루는 산에 계신 외할머니를 찾아뵌 것 외에는집에서 두문불출했다. 이웃 동네에 계신 고모 생신에 어머니를 모시고 잠깐 찾아가기도 했다. 책은 두 권 읽었으나 더워서 글을 쓰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여름은 겨울만 못하다.
부엌 앞 마당에 채송화가 피었다. 시멘트 바닥에 생긴 작은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게 신기하다.
마을 앞 개울을 따라 농로 겸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졌다. 그 길을 따라 걷다가 햇살이뜨거워 1시간만에 포기했다. 하얀 바닥의 반사광이 너무 강했다.
아직도 건강하게 일하시는 모습이 고맙기는 하지만 너무 무리하시지는 않는지 걱정도 된다. 당신은 평생을 저렇게 일로 사신 분이신데 삶의 낙이 오직 작물 기르는 데 있으신것 같다. 아니면 땀 흘리는 것으로 모든 걸 잊으시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수확한 마늘, 한 접을 들고왔다.
"네가 와서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겠구나." 어머니는 반가움을 이렇게 표현하셨다. 마당에는 여름꽃이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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