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비자나무 숲에 들었다가 산자고 무리를 만났다. 산자고는 작고 올망졸망한 이른 봄꽃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활짝 편 꽃잎을 보면 크고 시원시원하다. 백합과에 속한다. 산자고(山慈姑)는 한자 이름대로 하면 '산의 인자한 시어머니'가 된다. 이런 이름이 붙은 연유가 궁금했는데 이번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되었다. 먼 옛날, 산골에 노모와 외아들이 살고 있었다. 늙은 어머니를 부양하는 가난한 산골 총각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처녀는 없었다. 시름이 깊어가던 어느 봄날, 보따리를 한 처녀가 찾아왔다. 그 처녀는 산너머에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면서 "내가 죽으면 산너머 외딴집에 시집을 가라"는 유언을 남겼단다. 총각과 처녀는 결혼해서 노모를 모시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며느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