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 2

백양사 산자고

백양사 비자나무 숲에 들었다가 산자고 무리를 만났다. 산자고는 작고 올망졸망한 이른 봄꽃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활짝 편 꽃잎을 보면 크고 시원시원하다. 백합과에 속한다. 산자고(山慈姑)는 한자 이름대로 하면 '산의 인자한 시어머니'가 된다. 이런 이름이 붙은 연유가 궁금했는데 이번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되었다. 먼 옛날, 산골에 노모와 외아들이 살고 있었다. 늙은 어머니를 부양하는 가난한 산골 총각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처녀는 없었다. 시름이 깊어가던 어느 봄날, 보따리를 한 처녀가 찾아왔다. 그 처녀는 산너머에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면서 "내가 죽으면 산너머 외딴집에 시집을 가라"는 유언을 남겼단다. 총각과 처녀는 결혼해서 노모를 모시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며느리 등..

꽃들의향기 2019.03.20

산자고

산자고는 이른 봄에 피는 꽃인데 그 모양새가 다른 꽃에 비해 파격적이다. 이른 봄에 피는 대개의 꽃은 작고 앙증맞으며 무리를 이루는 게 많다. 그러나 산자고는 꽃이 크고 하늘을 향해 활짝 연 기상이 씩씩하다. 동시에 꽃잎의 흰색에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청초함과 고고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가을의 낙엽이 숲을 덮고 있는 때에 이 산자고를 만난다면기대도 하지 않았던횡재를 한 듯 놀라게 될 것이다. 어느 봄 날 선운사 산기슭에서 이 산자고를 만났을 때 역시 그랬다.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산자고는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름이 산자고(山慈姑)일까? 한자를 풀이하면 '산에 있는 인자한 시어머니'란 뜻인데 분명히 이 꽃에도 선인들의 삶에 관계된 전설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곳 저곳 찾아보아도 산..

꽃들의향기 2007.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