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

경성에서 보낸 하루

청소년과 함께 떠나는 경성 여행기다. 때는 일제 강점기인 1934년의 어느 봄날이다. 친일파 두취(頭取, 은행장)의 아들이 유학 중인 동경에서 귀국하여 하루 동안 경성을 둘러보는 내용이다. 사실적인 묘사가 실제로 당시 경성 시내를 거니는 듯하다. 1934년은 일제의 식민 통치 체제가 더욱 단단해지고 해방의 가능성이 거의 사라져 버린 시대였다. 1937년 중일전쟁을 앞두고 전시 체제로 돌입하기 직전의 비교적 안정된 시대였으며, 식민지의 그림자를 덮어버릴 정도로 경성은 화려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졌다. 그때 경성은 인구가 40만 정도 되었는데 일본인은 12만 정도였다. 경성은 북촌과 남촌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일본인은 주로 남촌에 거주했다. 백화점을 비롯한 상업 시설이나 유흥업소도 남촌에 주로 형성되었다...

읽고본느낌 2020.05.18

서울 산책

친지 결혼식에 참석한 기회를 이용해 서울 길을 산책했다. 명동성당에서 서울시청,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거쳐 안국역까지 걸었다. 잔뜩 흐리다가 눈, 비 섞여 날리는 궂은 날이었다. 결혼식이 명동성당에서 있었다. 성탄절을 앞둔 때라 성당 앞에 아기 예수 구유가 설치되어 있다. 얼마 전에는 아기 예수가 누웠던 구유 조각이 1,400년 만에 베들레헴으로 돌아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허나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초라한 구유와 화려한 빌딩, 사람들은 어디에 경배하는 걸까? 옛 서울시청사는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되어 있다. 여러 문화 시설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이런 데 오면 서울특별시민이 부럽다. 세월호 기억의 공간도 있다. 시청 앞 광장은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으로 변한다. 스케이트장을 정리하는 ..

사진속일상 2019.12.21

아름다운 서울

어제, 첫눈이 흩뿌리던 날, 한국일보사 13층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먹구름이 몰려와서 눈발을 날리다가 어느새 해가 나기도 하는 변덕스런 날씨였다. 예전에는 이런 날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서울시의 전망이 내 눈에는 다른 어디보다 제일 좋다. 경복궁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뒤쪽에는 북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여기가 유일하게 높은 빌딩과 아파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북악산과 인왕산 아래, 효자동을 중심으로 하는 이곳 주거지역은오래된 한옥들과 빌라들이 어우러져 있다. 건물들은 대부분 5층 이하의 낮은 키여서 나무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이상적인 녹색도시의 모습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남산에 오른..

사진속일상 200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