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트를 열어보니 어느 날의 일기에 아무런 설명 없이 '在欲無欲'이라는 한자가 적혀 있다. 그 네 글자가 내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해석하면 '욕심 속에서 욕심 없이 산다'는 뜻이겠다. 어디서 보고 노트에 옮겨 적은 것일까. 인터넷에서 출처를 찾아보니 '휴휴암주좌선문(休休庵主坐禪文)'이다. 옛날 중국에 있던 휴휴암이라는 절의 주지 스님이 쓴 글로 '在欲無欲'이 나오는 부분은 이렇다. 在欲無欲 居塵離塵 謂之禪 욕심의 세계에 있으나 욕심이 없으며 티끌 세상에 살면서도 번뇌에 빠지지 않는 것이 선(禪)이다. 재욕무욕 거진이진(在欲無欲 居塵離塵) - 욕심의 세계에 있으나 욕심이 없고, 티끌 세상에 살면서 티끌에 오염되지 않는다. 밥을 먹되 밥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고, 돈을 아끼되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