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도 가을이 한껏 익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맞으러 멀리 찾아 나서지 않아도 좋다. 단풍이 든 한 그루의 나무, 그 아래에 쌓이는 낙엽, 그리고 청명한 저 하늘과 바람이 온 가을을 다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생명은 사라질 수 있기에 더욱 아름답다. 벚꽃이 1년 내내 피어 있다면 누가 그 아름다움을 찬탄하겠는가? 사라진다는 것은 새 생명에 대한 약속이다. 죽음이 없으면 태어남도 없다. 잎사귀가 떨어진 가지에는 이미 새 눈이 움트고 있다. 그래서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우리의 사라져 가는 청춘에, 또 지나가는 한 해에 너무 아쉬워 말자. 꽃도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결국엔 모두 사라져 가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뒤를 따라오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