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욱 시인의 산문집이다. 신문 칼럼에 실렸던 글이라 700자 안팎으로 분량이 짧다. 정해진 규격에 맞춰진 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시인의 문체 자체가 간결하고 담백하다. 바삭바삭 건조한 느낌도 든다. 글의 소재는 대부분 시인의 일상에서 길러온 것들이다. 스쳐 지나갈 하찮은 일이 시인의 감수성을 통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보석으로 변한다. 글을 읽으며 우리는 너무 많은 소중한 것들을 그저 흘려 보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 곳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얼마나 귀한지 깨닫게 된다. 매사에 서툴고 느리고 둔하다. 그래서 싫기도 하고 안 싫기도 하다. 혼자 일하기와 혼자 놀기는 제법 한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된 것 같다. 두툼한 손을 부러워하고 겹눈의 세계를 궁금해한다. 그래서 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