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회 20

사기[7-1]

공자가 안회에 대해 말했다. "어질구나, 회여! 한 통의 대나무 밥과 한 표주박의 마실거리로 누추한 뒷골목에 살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뎌 내지 못할 텐데, 안회는 자기가 즐겨 하는 바를 바꾸지 않는구나!" "안회는 배울 때 듣고만 있어 어리석은 것 같지만 물러가 홀로 지내는 것을 살펴보면 또한 내가 해 준 말들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다. 안회는 어리석지 않구나!" "등용되면 나아가고 버려지면 숨는 사람은 오직 나와 너뿐이구나!" 안회는 스물아홉에 머리가 하얗게 세더니 젊은 나이에 죽었다. 공자는 제자의 죽음을 슬퍼하여 소리 내어 울면서 말했다. "네게 안회가 있은 뒤부터 제자들이 나와 더욱 친숙해졌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제자들 중에서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

삶의나침반 2023.09.07

논어[273]

안연이 나라 다스리는 방법을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하나라 책력을 쓰고, 은나라 수레를 타고, 주나라 관복을 입고, 음악은 소무곡이어야 하며, 정나라 소리를 버리고, 아첨하는 인물을 멀리해야 한다. 정나라 소리는 음란하고, 아첨하는 인물은 위험하다." 顔淵問 爲邦 子曰 行夏之時 乘殷之輅 服周之冕 樂則韶舞 放鄭聲 遠녕人 鄭聲淫 녕人殆 - 衛靈公 11 과거에서 배우는 것은 마땅하다. 막된 나라라도 반면교사의 교훈을 준다. 여기 나오는 소(韶)는 순임금 시절의 음악이다. 이 곡을 처음 듣고 석 달 동안 고기맛을 잊었다고 한 바로 그 음악이다. 무(舞)는 주 무왕 시절의 음악이다. 반면에 정나라 소리는 음란하다며 멀리하라고 했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음악의 중요성이 상당했던 것 같다. 정나라 소리가 어떻길..

삶의나침반 2018.01.20

논어[189]

안연이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욕을 억누르고 예법대로 실천하면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으니, 하루만 사욕을 억누르고 예법을 실천하더라도 천하 사람들이 모두 사람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 노릇을 하게 되는 것은 내게서 되는 것이지 남에게서 될 법이나 할 일이냐!" 안연이 말했다. "자세한 것을 일러 주십시오." 선생님 말씀하시다. "예법대로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법대로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법대로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법대로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마라." 안연이 말했다. "제가 비록 불민하지만 말씀대로 해보겠습니다."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 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仁乎哉 顔淵曰 敢問其目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

삶의나침반 2016.04.04

논어[188]

선생님이 광 지방에서 난을 당했을 때 안연이 뒤처졌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는 네가 죽은 줄 알았다." 안연이 말했다. "선생님이 계신데 어떻게 죽겠습니까?" 子畏於匡 顔淵後 子曰 吾以女爲死矣 曰 子在 回何敢死 - 先進 17 이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스승의 제자 아낌과 제자의 스승 공경이 짧은 대화 속에 오롯이 들어 있다. 공자와 안회는 스승-제자를 넘어 학문적 동지였고 가족 이상의 관계였다. 안회가 죽었을 때 공자는 자식을 잃었을 때보다 더 슬퍼했다. 노나라를 떠나던 해에 공자 일행은 광 지방에서 곤경을 겪는다. BC 497년, 공자 나이 55세 때였다. 안회는 25살 청년이었다. 이때부터 14년 동안의 제후국 편력이 시작된다.

삶의나침반 2016.03.27

논어[184]

자고는 어릿어릿하고, 증삼은 고지식하고, 자장은 편벽하고, 자로는 거칠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안회는 그럴 듯하지. 항상 가난하지만..... 자공은 천명을 받지 않고도 재물을 모았고 억지라도 잘 맞았다." 柴也愚 參也魯 師也벽 由也언子曰 回也 其庶乎 屢空 賜 不受命 而貨殖焉 億則屢中 - 先進 13 우리와 달리 중국은 전통적으로 인물 품평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 같다. 여기서는 제자의 단점을 지적한다. 공개적으로 이런 말 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말이다. 다만 안회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안회의 가난을 보는 스승의 안타까운 심정이 비친다. 자공의 부에 대해서도 어감에서는 그다지 탐탁치 않아 하는 느낌을 받는다. 돈을 보는 공자의 태도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뭐든지 지나친 것은 ..

삶의나침반 2016.02.24

논어[177]

안연이 죽자 안로가 선생님의 수레를 팔아 외곽을 만들고 싶어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재주야 있건 없건 모두 제 아들이라고들 말하지. 이(鯉)가 죽었을 때도 관만 있고 외곽은 없었어. 내가 걸을 셈치고 외곽을 만들지 않은 것은 나도 대부의 말석에 있기 때문에 걸어다닐 수 없기 때문이었지." 顔淵死 顔路請 子之車 以爲之槨 子曰 才不才 亦各言其子也 鯉也死 有棺而無槨 吾不徒行 以爲之槨 以吾從大夫之後 不可徒行也 안연이 죽자 선생님 말씀하시다. "아!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顔淵死 子曰 噫 天喪予 天喪予 안연이 죽자 선생님이 몸부림치며 울자, 모시던 제자들이 말했다. "선생님 몸부림치셨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몸부림쳤던가? 그 사람을 위하여 몸부림치지 않고 누구를 위하여 울 것이..

삶의나침반 2016.01.15

논어[176]

계강자가 "어느 제자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물으니, 선생님이 대답하시다. "안회란 애가 있어 학문을 좋아하더니 불행히도 일찍 죽고 지금은 없습니다." 季康子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 先進 5 비슷한 내용이 옹야(雍也) 편에도 나온다. 그때는 애공이 물었는데 대답이 더 자세하다. "안회란 애가 있어 학문을 좋아했지요. 가난 속에서도 투덜대는 일이 없었고, 허물도 두 번 다시 짓는 일이 없더니, 불행히도 일찍 죽고 시방은 없습니다. 아직은 학문 좋아한다는 애의 이야기를 못 듣고 있습니다." 공자가 말하는 '호학(好學)'은 단순히 '학문을 좋아한다'거나 '배우기를 좋아한다'로 번역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깨달음에 이르는 구도의 치열한 정신이 들어 있는 말이다. 공자는 ..

삶의나침반 2016.01.02

논어[174]

선생님 말씀하시다. "회는 내게 도움이 되는 애가 아니야! 내 말이라면 거저 좋아만 하니." 子曰 回也 非助我者也 於吾言 無所不說 - 先進 3 공자의 화법이 재미있다. 앞말만 들어보면 안회를 나무라는 소리 같다. 그러나 뒷말이 붙어 지극한 칭찬으로 변한다. 얼마나 제자가 마음에 들고 대견하면 이런 식의 표현을 할까. 교학상장(敎學相長), 스승과 제자가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관계라지만 스승의 모든 것을 스펀지가 물 빨아들이듯 흡수해 나가는 제자가 자랑스럽지 않을 리 없다. 이런 것이 스승의 행복이다.

삶의나침반 2015.12.20

논어[173]

인격이 뛰어나기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요. 말재주에는 재아, 자공이요. 정치가로는 염유, 계로요. 문학에는 자유, 자하다. 德行 顔淵 閔子騫 염伯牛 仲弓 言語 宰我 子貢 政事 염有 季路 文學 子游 子夏 - 先進 2 공자의 간단한 인물평이다. 우리와 달리 중국은 사람을 품평하는 게 일상화되어 있는 것 같다. 뒷담화가 아니라 공개적인 평가는 개인의 발전을 자극하는 측면에서 괜찮아 보인다. 여기 등장하는 열 명은 공문십철(孔門十哲)에 대부분 포함된다. 아마 공자가 이 말을 할 당시에는 제일 뛰어난 제자들이었을 것이다. 그중에서 셋을 고르라면 안연, 자공, 자로가 아닐까. 다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안연이리라. 이 뒤에도 공자의 안회에 대한 칭찬은 계속 나온다.

삶의나침반 2015.12.14

논어[163]

선생님 말씀하시다. "일러주는 대로 줄기차게 나가는 사람은 아마 회일거야!" 子曰 語之而不惰者 其回也與 선생님은 안연을 평하여 말씀하시다. "정말이지 아깝구나! 나는 그가 진보하는 것만을 보았지 그가 그만두는 것은 못 보았거든." 子謂顔淵曰 惜乎 吾見其進也 未見其止也 - 子罕 17 공자의 칭찬대로라면 안회는 성인의 자질이 충분한 제자다. 만약 안회가 요절하지 않고 수제자로 남아서 유가(儒家)를 이끌었다면 유교는 지금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조금은 더 탈정치, 탈세속화 된 순수한 인간 완성의 길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다. 도가(道家)와도 가까워졌을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안회의 이른 죽음은 아깝다.

삶의나침반 2015.10.23

논어[155]

안연이 감탄하여 말했다. "우러러 뵐젠 더욱 더 높고, 뚫어보자면 더욱 더 굳고, 바라보면 앞에 있다가 어느덧 뒤에 계신다. 선생님은 차근차근 사람을 잘도 깨우쳐 주신다. 글공부로 내 눈을 넓혀 주시고, 예법으로 자신을 단속하게 하시니, 그만두자 해도 그만둘 수 없으나, 내 재주는 바닥을 본 듯하다. 서 계신 듯하나 우뚝하여 따르고 싶으나 어쩔 수가 없구나." 顔淵 위然歎曰 仰之彌高 鑽之彌堅 瞻之在前 忽焉在後 夫子 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 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 - 子罕 9 스승에 대한 경탄으로 가득하다. 공자의 모범생 안회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의례적인 언사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저만치 우뚝 서 있는 스승에 대한 존경이 읽힌다. 박문약례(博..

삶의나침반 2015.08.25

논어[135]

증 선생이 말했다. "재능이 있으면서도 무능한 이에게 묻고, 많이 알면서도 별로 아는 것 없는 이에게 묻고, 있어도 없는 듯, 알이 찼어도 텅 빈 듯, 덤벼도 엉클어지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전에 내 친구 중에 있었지." 曾子曰 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吾友 嘗從事於斯矣 - 泰伯 4 태백 편에는 증자가 자주 등장한다. 증자는 공자의 다른 제자들에 비해 과도하게 대접을 받는 듯하다. 이 대목은 증자가 안회를 추억하며 한 말로 보인다. 이 정도 칭찬을 듣는 제자는 안회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시금 느끼지만 안회의 행실에서는 도가(道家)의 향기가 풍긴다. 여기 나오는 '有若無 實若虛'는 의 한 구절 같다. 안회가 오래 살고 저작을 남겼다면 두 학파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

삶의나침반 2015.03.18

논어[108]

선생님이 안연에게 말씀하셨다. "써 주면 일할 것이요, 버리면 잠자코 있을 것이니, 그야 나나 너는 그럴 수 있겠지!"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께서 삼군을 거느리신다면 누구를 데리고 하시겠습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맨주먹으로 범을 두들기고, 배 없이 강물을 건너려 들며, 죽어도 좋다고 날뛰는 사람과는 나는 함께 일할 수가 없다. 하기야 일을 당하면 실패할까 저어하며, 일이 성사되도록 잘 꾸며내는 사람이어야지." 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 有是夫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子曰 暴虎憑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謨而成者也 - 述而 10 재미있는 장면이다. 특히 자로의 성격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스승이 안연을 칭찬하는 말에 자로는 군대를 쓰는 일이라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느냐고 묻는다...

삶의나침반 2014.10.19

논어[80]

선생님 말씀하시다. "잘났구나! 회야말로. 한 그릇 밥, 한 종지 물로 움막살이를 하게 되면, 사람들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련만, 회는 즐거운 모습에 변함이 없으니, 잘났구나! 회야말로." 子曰 賢哉 回也 一簞食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 不改其樂 賢哉 回也 - 雍也 6 보통 사람에게 가난이 닥치면 괴로움[憂]에 힘들어하지만, 안회는 즐거움[樂]을 변치 않았다. 물질적인 부(富)와 빈(貧)에 마음이 휘둘리지 않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다. 도가(道家)식으로 말하면 안회는 무위(無爲)의 삶을 실천했다고 할 수 있다. 에서는 마음공부를 공자와 안회의 대화를 통해 설명한다. 장자의 핵심 사상이 유가의 대표적인 두 인물을 등장시켜 설명하는 게 흥미로운데, 허자심재(虛者心齋), 비우는 ..

삶의나침반 2014.04.27

논어[78]

선생님 말씀하시다. "회는 석 달을 두고도 사람다운 마음씨를 변함이 없건만, 다른 사람들이야 겨우 하루 동안 또는 한달 동안 될까 말까지." 子曰 回也其心 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 雍也 4 공자의 안회 사랑은 각별하다. 다른 제자들이 시기할 만도 하건만 그런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안회는 그만큼 특별한 제자였다. 석 달 동안 '사람다운' 언행을 지켰다는 것은 이미 인(仁)이 내면화되어 있다는 뜻이다. 억지로 지켜보려고 여러 날 애쓰는 다른 제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늘로부터 성인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 안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공자도 자신의 학문과 도(道)를 계승할 제자로 안회를 마음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회는 안타깝게도 31세에 세상을 떠났다. 스승의 슬픔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삶의나침반 2014.04.11

논어[75]

애공이 물었다. "학문을 좋아하는 제자는 누구입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안회란 애가 있어 학문을 좋아했지요. 가난 속에서도 투덜대는 일이 없었고, 허물도 두 번 다시 짓는 일이 없더니, 불행히도 일찍 죽고 시방은 없습니다. 아직은 학문 좋아한다는 애의 이야기를 못 듣고 있습니다."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 雍也 1 이번에는 애공이 호학(好學)에 대해 묻는다. 호학이 배움을 좋아한다는 의미를 넘어 삶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임을 공자의 대답에서 다시 확인한다. 공자는 안회를 떠올리며 호학하는 사람의 두 가지 특징을 말한다. '불천노(不遷怒)'는 화를 다른 대상에게 옮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소인은 계속해서 투덜대고 화풀이를 한다. 마당의 ..

삶의나침반 2014.03.21

논어[73]

안연과 계로가 선생님을 모시고 있을 때, 선생님 말씀하시다. "너희들 소원을 한 번 말해 보련?" 자로가 말했다. "수레나 망아지나 예복이나 가벼운 가죽옷들을 친구들과 한께 쓰다가 부수어지더라도 나는 서운할 것 없습니다." 안연이 말했다. "잘한 것을 내세우고 싶지도 않고, 남에게 수고를 끼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의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늙은이를 편안하게 해 주고, 친구들과는 신의로 맺고, 어린이들이 따르도록 하련다." 顔淵季路侍 子曰 합各言爾志 子路曰 願車馬衣輕구 與朋友共 폐之而無憾 顔淵曰 願無伐善 無施勞 子路曰 願聞子之志 子曰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 公冶長 15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가 정겹다. 따스한 봄날에 소풍이라도 나가서 담소하는 분위기..

삶의나침반 2014.03.09

논어[64]

선생님이 자공에게 말씀하시다. "너와 회와 누가 더 나을까?" 자공이 대답했다. "제가 어찌 회를 당하리까? 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압니다.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알구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만 못하지. 나나 너나 그만 못하지!" 子謂子貢曰 女與回也 孰愈 對曰 賜也 何敢望回 回也 聞一以知十 賜也 聞一以知二 子曰 弗如也 吾與女弗如也 - 公冶長 6 스승의 짓궂은 질문이다. 안회가 가장 뛰어난 제자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자공에게 다시금 확인시킨다. 자공은 공손하게 대답한다.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 자신은 둘만 안다고 말한다. 겸손한 것 같지만 뭔가 가시가 들어 있는 듯하다. 하나를 들으면 하나를 알 뿐이라고 자신을 낮추는 게 보통이지 않은가. 그런데 자공은 스스로 ..

삶의나침반 2014.01.14

논어[16]

선생님 말씀하시다. "내가 회를 데리고 이야기하면 진종일 아무 대꾸도 없는 것이 마치 놈팡이도 같아 보이나, 나중에 지내는 것을 보면 뚜렷이 행하고 있다. 회는 놈팡이가 아니야!" 子曰 吾與回言 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 爲政 6 안회(顔回, BC 514~483)가 처음 등장한다. 안회는 공자가 가장 사랑한 제자였다. 만약 32세에 요절하지 않았더라면 또 한 사람의 성인(聖人)이 탄생했을지 모른다. 조용하면서 은둔적 성향의 안회는 내적 성숙도에서는 결코 스승에 뒤지지 않았다. 안빈낙도(安貧樂道)가 무엇인지를 직접 몸으로 실천한 제자였다. 또한 안회만큼 호학(好學)하는 사람을 못 보았다고 공자 자신도 말하고 있다. 스승이 제자를 아끼는 만큼, 안회도 공자를 절대적으로 믿고 따랐다. 광(..

삶의나침반 2013.02.04

장자[200]

공자가 안회에게 일러 말했다. "회야! 집은 가난하고 비천하게 살면서 왜 벼슬하지 않느냐?" 안회가 답했다. "벼슬을 바라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성 밖에 오십 무의 밭이 있어 족히 죽을 먹을 수 있으며 성안에 십 무의 밭이 있어 족히 삼베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북과 거문고는 스스로 즐겁고 스승의 도를 배우니 스스로 즐겁습니다." 공자는 정색하며 얼굴빛을 바꾸고 말했다. "훌륭하구나! 너의 뜻이! 내 듣건대 만족할 줄 아는 자는 이익 때문에 스스로 묶이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이 있는 자는 이익을 잃어도 두렵지 않고 마음을 수양한 자는 벼슬이 없어도 부끄럽지 않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암송한지 오래였으나 지금 너를 통해 마음으로 터득하게 되었다. 이는 나의 복이다." 孔子謂顔回曰 回來 家貧居卑 胡不仕乎 顔..

삶의나침반 2012.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