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천인국 2

장마 시작된 전주천

장모님 생신을 맞아 처가쪽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마가 시작된 날과 겹쳐서 사흘 내내 비가 오락가락했다. 비가 소강상태일 때 전주천변 길을 걸었다. 둔치에는 6월의 코스모스 꽃밭이 있었다. 이미 한창이 지난 듯 꽃씨를 받는 사람도 보였다. 전에는 코스모스가 가을의 전령사라 했는데 이젠 옛말이 되었다. 전주천의 여름은 기생초와 개망초꽃으로 환했다. 군데군데 루드베키아가 화려한 치장술을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말로는 원추천인국이다. 이 꽃을 보면 여름이 깊어가고 있음을 확인한다. 꽃이 피면 시들듯 인간이 사는 일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라면 인간은 다가올 죽음을 예견하며 온갖 근심 걱정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발버둥친들 피고짐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하물며 어떤 꽃은 개구쟁이의 손에 꺾여서 버려지기도 한..

사진속일상 2023.06.27

원추천인국

원래 이름이 '루드베키아'인 원추천인국은 화려한 여름꽃이다. 불타는 듯한 정열적인 색깔의 이 꽃은 마치 작은 태양 같다. 가운데는 너무나 뜨거워서 새까맣게 타버린 것 같다. 열대지방 꽃인 줄 알았는데 북미가 원산지라고 한다. 생명력이 강해서인지도로변에 많이 심어져 있다. 자동차의 소음과 먼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잘 자란다. 그런데 너무 생명력이 강한 나머지다른 식물들은 이 근방에서 자랄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한다. 어느 제국주의 나라처럼 너무 당당하고 힘이 세도 탈이다. 사실 이런 꽃은 처음에는 사람의 시선을 빼앗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싫증이 나기 쉽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우리 자생꽃의 은은하고 고운 자태가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꽃들의향기 200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