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2

마음 고치려다 / 이명수

널다리 건너 개심사(開心寺)에 갔습니다 산속으로 난 찻길 버리고 세심동(洗心洞) 개심사(開心寺) 입구에서부터 돌계단 108개쯤 밟고 갔습니다 세심(洗心), 개심(開心) 하는 일이 어디 쉬운 노릇입니까 외나무 널다리 건너는 일만큼만 된다면야 밤새 건너고 또 건너겠지만 나이 들면 마음에도 겹겹의 기름때가 들어차 뜻대로 씻어낼 수 없으니 씻을 마음, 고칠 마음 그냥 챙겨 안고 돌아가는 하산길 골 너머 마애삼존불 왜, 날 보고 웃음 흘리십니까 - 마음 고치려다 / 이명수 고향 마을 뒷산에 안심사(安心寺)라는 절이 있었다. 사월 초파일이면 깨끗한 흰 옷으로 갈아입으신 할머니, 일 년에 한 번절에 가셨다. 할머니 따라가던 산길, 잔칫날 같던 절집의 북적거림,우리 꼬마들은 덩달아 신이 나서동무들과 어울리며 하루 종일..

시읽는기쁨 2009.04.30

가막사리

가막사리는 물가를 좋아한다. 꽃이 지고 나서 생긴 씨에는 침 같은 돌기가 있어 사람의 옷이나 동물 피부에 붙어 씨를 퍼뜨린다. 가을에 들길을 가다 보면 바지에 까만 씨가 많이 붙어 있었다. 예전에 식물을 충매화, 풍매화 하며 외웠던 기억이 난다. 번식의 본능이 갖가지 방법으로 씨를 퍼뜨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면 가막사리보다는 미국가막사리가 더 자주 눈에 띈다. 미국가막사리는 줄기가 검어서 가막사리와 쉽게 구별 된다. 이 외래종의 번식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따라 여기까지 왔구나 달빛, 갈대밭에서 울먹이며 뒤따라와도 그냥 뿌리치고 떠나왔는데 잠깐 달빛 그늘에 홀려 눈길 한번 주었기로 가막사리야, 같이 가자고 바짓자락에 매달려 먼 길 왔구나 어쩔거나 도둑놈의 갈고리야, 왕촌..

꽃들의향기 2007.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