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에 다닐 때는 이모 집에 자주 놀러 갔다. 방학 때면 며칠씩 묵곤 했다. 이모 동네에는 사촌 형제만 아니라 학교 친구들도 있어서 산으로 들로 싸돌아다니며 놀았다. 동네 뒤에는 큰 산이 있어서 들어가면 정글 탐험하는 것처럼 모험심을 자극했다. 한 번은 뒷산에서 놀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우리 집에서 이모 집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걸렸는데, 오가는 길 역시 놀이터였다. 길 중간쯤에 넓은 사과 과수원이 있었는데 조롱조롱 매달린 사과나무의 풍경이 지금도 선명하다. 60년대였던 그 시절에는 사과는 대구 지역에서 많이 났고, 우리 지역에는 귀할 때였다. 지금은 사과가 고향의 주작물이 되었다. 이모네 동네는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서 경사가 진 데다가 바위가 많았다. 이모 집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