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仁 21

논어[290]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들이 사람 구실하는 것을 물불보다도 더 무섭게 안다. 물불에 뛰어들다가 죽는 사람을 나는 보았지만, 사람 구실 하는 데 뛰어들다가 죽은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子曰 民之於仁也 甚於水火 水火 吾見蹈而死者矣 未見蹈仁而死者也 - 衛靈公 28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 구실[仁]'하며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한다. 이웃에 폐를 끼치며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게 인(仁)의 기본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심이 소중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명심해야 한다. 그러자면 제 이기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인만 아니라 가족이나 국가 이기주의도 마찬가지다. 이기성에서 벗어난 마음이 선(善)이다. 인과 선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손해보더라도 착하게 살라고 자식을 교육하는 부모는 드물다. ..

삶의나침반 2018.05.20

논어[233]

"원망이나 욕심을 꺾어 자라나지 못하도록 하면 사람답게 됐다고 할 수 있겠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하기 힘들다고는 할 수 있지만 사람답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克伐怨欲 不行焉 可以爲仁矣 子曰 可以爲難矣 仁則吾不知也 - 憲問 2 날뛰는 제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니 세상은 늘 시끄럽다. 원(怨)과 욕(欲)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사람도 드물다. 그러나 '사람답다'는 것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공자의 완곡한 표현에서 인(仁)의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 수 있다. 불교로 비유하면 소승과 대승의 차이쯤 될까. 는 무엇인가? 지금 내가 걸어가는 발걸음을 돌아보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에 대해서 자문하게 하는 책이다.

삶의나침반 2017.04.13

논어[229]

선생님 말씀하시다. "단단하고, 굳세고, 소박하고, 말더듬이라야 아마도 사람답지." 子曰 剛 毅 木 訥 近仁 - 子路 22 인(仁)한 사람의 특징이 간결하게 나와 있다. 강(剛)과 의(毅)는 내면의 강인함을, 목(木)과 눌(訥)은 외면의 질박함을 의미한다. 외유내강(外柔內剛)과 연결시켜도 무난하겠다. 어진 사람은 삶이 소박하고 말도 서툴다. 화려한 수사는 인(仁)과 거리가 멀다. 이래서야 어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심이 된다. 그래서 사람의 길이 어려운 것이다.

삶의나침반 2017.02.01

논어[222]

번지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집안에서는 공손하고, 일 처리는 깍듯이 하고, 진정으로 남과 사귀어야 하는 것들은 되놈의 땅에 가더라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樊遲問仁 子曰 居處恭 執事敬 與人忠 雖之夷狄 不可棄也 - 子路 15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행동거지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남이 볼 때와 차이가 없다. 중심이 선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오랑캐 땅에 있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번지가 인(仁)을 물었을 때 공자는 공(恭), 경(敬), 충(忠), 세 단어로 답했다. 그러나 위계질서로 서열화된 사회에서 이 말은 갑이 을을 구속할 때 늘 써먹던 레퍼토리였다. 새롭게 정의된 윤리 개념이 필요한 시대다.

삶의나침반 2016.12.13

논어[205]

번지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남을 사랑해야 한다." 앎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을 알아야 한다." 번지가 얼른 알아듣지 못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곧은 사람을 골라 굽은 자 위에 두면 굽은 자를 곧게 만들 수 있다. 樊遲 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樊遲 未達 子曰 擧直조諸枉 能使枉者直 - 顔淵 17 이 대목을 보며 문득 헤세의 가 떠올랐다. 우리말로는 '지와 사랑'으로 번역된 책이다. 번지가 스승에게 물은 두 가지가 헤세가 다룬 주제와 닮았다. 인(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자는 간단명료하게 답한다. "愛人[남을 사랑하는 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과도 상통한다. 그리고 사람을 아는 것이 지혜라고 말한다. 결국 행위와..

삶의나침반 2016.07.30

논어[191]

사마우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다운 이는 말을 더듬거린다." "말만 더듬거리면 사람답다고 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실행이란 힘든 것인데 말을 안 더듬거릴 수 있겠느냐?" 司馬牛 問仁 子曰 仁者其言也인 曰 其言也인 斯謂之仁矣乎 子曰 爲之難 言之得無인乎 - 顔淵 3 안회, 중궁, 사마우가 각각 '사람 구실[仁]'을 물을 때 공자의 대답은 다 다르다. 아마 각자의 성정에 맞게 응답해 주었을 것이다. 여기 나오는 사마우는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인자(仁者)는 어눌하다"는 공자의 말에 바로 "어눌하면 인자가 됩니까?" 라고 묻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공자가 강조하는 것은 말보다 실천이다. 실천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함부로 입을 나불거릴 수는 없..

삶의나침반 2016.04.21

논어[190]

중궁이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밖에서는 큰손님을 보듯하고, 백성을 부리되 큰제사를 받들 듯하며,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 그러면 나라에서도 원망을 안 듣고 집안에서도 원망을 안 듣게 될 것이다." "제가 비록 불민하지만 말씀대로 해보겠습니다." 仲弓 問仁 子曰 出門如見大賓 使民如承大祭 己所不欲 勿施於人 在邦無怨 在家無怨 仲弓曰 雍雖不敏 請事斯語矣 - 顔淵 2 인(仁)의 실천 강령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말씀이다.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는 황금률도 포함되어 있다. 성경에는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행하여라'라고 약간 다른 표현으로 나온다. 공자 쪽이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더 짙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밖에..

삶의나침반 2016.04.13

논어[189]

안연이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욕을 억누르고 예법대로 실천하면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으니, 하루만 사욕을 억누르고 예법을 실천하더라도 천하 사람들이 모두 사람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 노릇을 하게 되는 것은 내게서 되는 것이지 남에게서 될 법이나 할 일이냐!" 안연이 말했다. "자세한 것을 일러 주십시오." 선생님 말씀하시다. "예법대로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법대로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법대로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법대로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마라." 안연이 말했다. "제가 비록 불민하지만 말씀대로 해보겠습니다."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 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仁乎哉 顔淵曰 敢問其目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

삶의나침반 2016.04.04

논어[124]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구실하는 길이 먼 데 있을까! 내가 사람 구실하고자 하면 사람 노릇하는 길이 바로 나타나 준다." 子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 - 述而 26 인(仁)이 '사람 구실하는 길'로 번역되어 있다. 단순한 '어짊'보다는 훨씬 더 정확한 말인 것 같다. 사람 사이의 관계망에서 내 역할을 성실히 행할 때 얻어지는 어떤 경지가 인이라고 보는 게 맞다. 공자의 말에서 주목되는 단어는 욕(欲)과 지(至)다. 사람 구실하는 길을 바라면 거기에 이른다. 중요한 건 내 의지다. 유교는 타력 신앙과 대척점에 있다. 누구에게나 인에 이르는 길이 열려 있다고 공자는 말한다. 좋은 친구를 옆에 두고 싶다면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좋은 자식을 바란다면 내가 먼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좋..

삶의나침반 2015.01.14

논어[98]

자공이 말했다.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그들을 구제할 수만 있다면 어떻습니까? 사람 구실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어찌 사람 구실만 한다고 할까! 그야 성인(聖人)이지! 요순 같은 분들도 그 일로 애를 태웠다. 대체로 사람 구실 하는 사람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우고, 제 앞을 트고 싶으면 남의 앞길을 터준다. 제 앞장부터 잘 처리할 수 있는 그것이 사람 구실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게다." 子貢曰 如有博施於民 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 雍也 24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우고, 제 앞을 트고 싶으면 남의 앞길을 터준다[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에서 내가 좋아하..

삶의나침반 2014.08.23

논어[92]

선생님 말씀하시다. "지혜 있는 이는 물을 즐기고, 사람다운 이는 산을 즐긴다. 지혜 있는 이는 서성거리고, 사람다운 이는 고요하다. 지혜 있는 이는 경쾌하고, 사람다운 이는 장수한다."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 雍也 18 지혜 있는 이의 특징은 물[水], 움직임[動], 즐김[樂]이고, 사람다운 이의 특징은 산[山], 고요함[靜], 장수[壽]다. 물과 산의 이미지가 지(知)와 인(仁)으로 잘 연결된다. 굳어져 고여 있으면 지혜라 할 수 없다. 또한 인은 산처럼 움직임이 없다. 감히 내 경우에 적용시키면 나는 지(知)보다는 인(仁)의 성향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물보다는 산, 움직임보다는 고요함을 좋아하는 안정적인 성향이 그렇다. 주변의 사람을 지자와 인자로 구분해 보는..

삶의나침반 2014.07.15

논어[91]

번지가 지혜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백성들의 옳은 사람 노릇에 철저하며, 귀신은 공경할 뿐 이를 멀리하면 슬기롭다 하겠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구실하는 사람은 어려운 일은 도맡고, 이익은 남에게 돌리니, 그러면 사람답다고 할 수 있겠지."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問仁 曰 仁者 先難而後獲 可謂仁矣 - 雍也 17 지(知)와 인(仁)에 대한 공자의 답변이다. 물론 제자 번지에 해당하는 맞춤 대답일 것이다. 공자의 말을 분석해 보면 제자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귀신을 공경할 뿐 멀리하면 슬기롭다'는 말은 공자의 현실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되 허무맹랑한 미신은 배격해야 한..

삶의나침반 2014.07.09

논어[66]

자공이 말했다. "나는 남에게서 당하기 싫은 일은 나도 남에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야, 너도 하기 어려운 일이야!" 子貢曰 我不欲 人之加諸我也 吾亦欲無加諸人 子曰 賜也 非爾所及也 - 公冶長 8 아마 자공이 어떤 사람에게서 부당한 일을 당한 모양이다. 자신은 남에게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스승에게 말한다. 이때 공자의 대답은 분명하다. "사야, 그건 너도 어려운 일이야!" 남에게서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 모든 윤리와 종교의 핵심이다. 인류의 스승들은 하나같이 이 황금률을 강조했다. 예수는 좀 더 능동적으로 말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사람들이 여러분을 위해 해 주기 바라는 것을 그대로 그들에게 해 주시오. 이것이 율법과 예언자들의 정신입니다."(마태..

삶의나침반 2014.01.25

논어[63]

맹무백이 물었다. "자로는 사람답게 되었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모르겠는데요." 다시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제후국의 국방장관쯤 됨직하지만,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염구는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구는 도지사나 국장쯤 됨직하지만,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은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예복을 갖추고 외국 사신쯤 접대함직하지만, 사람답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孟武伯問 子路仁乎 子曰 不知也 又問 子曰 由也 千乘之國 可使治其賦也 不知其仁也 求也何如 子曰 求也 千室之邑 百乘之家 可使爲之宰也 不知其仁也 赤也何如 子曰 赤也 束帶立於朝 可使與賓客言也 不知其仁也 - 公冶長 5 '사람됨[仁]'에 대한 공자의 잣대는 무척 엄격하다. 노나라 대부인 맹무백..

삶의나침반 2014.01.08

논어[46]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는 아직 사람 구실을 즐기는 이나, 못된 짓을 싫어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사람 구실을 즐기는 이는 더 말할 나위도 없고, 못된 짓을 싫어하는 사람은 그가 사람 구실을 함에 있어서 못된 버릇이 제 몸에 젖지 않도록 한다. 단 하루일망정 애써 사람 노릇 하려고 하는 이가 있는가 몰라! 나는 아직 힘이 모자라서 못한다는 사람은 보지 못햇다. 아마 있을는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은 보지 못했다." 子曰 我未見好仁者惡不仁者 好仁者無以尙之 惡不仁者其爲仁矣 不使不仁者加乎其身 有能一日 用其力於仁矣乎 我未見力不足者 蓋有之矣 我未之見也 - 里仁 6 '사람 구실을 즐기는 것'[好仁]과 '못된 짓을 싫어하는 것'[惡不仁]은 같은 것이다. 맹자가 불의(不義)를 미워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

삶의나침반 2013.08.26

논어[44]

선생님 말씀하시다. "진실로 사람 구실에 뜻을 두면 나쁜 짓은 못하느니라." 子曰 苟志於仁矣 無惡也 - 里仁 4 공자가 평생을 여일하게 지킨 삶의 뜻은 '사람 되기'[仁]였다. 공자가 강조한 공부의 목적도 거기에 있었다. 언젠가 자공이 마음속에 지닐 한 마디를 청했을 때 공자는 '서(恕)'라고 답하면서,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己所不欲 勿施於人]라고 했다. 사람 되기의 제일 원리가 이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진실로 사람 되기에 뜻을 두었다면 나쁜 짓은 할 수 없는 법이다. 또다시 학교와 공부를 돌아본다. 다들 공부 잘해 일류대학 나오고, 출세하려는 욕망만 가지고 있다. 사람 됨됨이는 꼬리로 밀렸다. 선생의 역할도 현실에 충실히 복무할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공부는 공해가 ..

삶의나침반 2013.08.17

논어[43]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다운 이만이 남을 좋아하기도 하려니와 남을 미워할 수도 있다." The Master said, "It is only the virtuous man, who can love, or who can hate, others." 子曰 惟仁者 能好人 能惡人 - 里仁 3 인(仁)이 단순히 어질다거나 무조건 참고 용서해주는 무한 사랑이 아니다. 남을 미워할 줄 아는 것도 인(仁)이라고 공자는 말씀하신다. 거짓과 불의(不義)를 미워하는 것이 인이다. 예수도 화를 낼 때는 분명히 화를 내셨다. 특히 종교적 위선에 대해서 그랬다. 민중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지도자들의 죄악은 드러내고 비난해야 한다. 영적이든 정치적이든 마찬가지다. 옳지 못한 줄 알면서 타협하는 것은 인이 아니다. 제대로 미워하고 제..

삶의나침반 2013.08.08

논어[42]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답지 못한 이는 가난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즐거움도 오래도록 간직하지 못한다. 사람다운 이는 사람다운 구실에 만족하고, 슬기찬 이는 사람의 값을 잘 다룬다." The Master said, "Those who are without virtue cannot abide long either in a condition of poverty and hardship, or in a condition of enjoyment. The virtuous rest in virtue; the wise desire virtue." 子曰 不仁者 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安仁 知者利仁 - 里仁 2 공자가 생각하는 '사람다움'[仁]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사람다운 이는 부귀나 명예 같은 외적 조건에..

삶의나침반 2013.08.01

논어[41]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구실이란 집에서 사는 게 아름다운 거야. 사람 구실이란 집을 골라 잠을 잘 줄 모르면 뉘라서 지혜롭다 하겠나!" 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 里仁 1 이을호 선생은 '리(里)'를 '동네'가 아니라 '산다'는 동사로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리인(里仁)'은 '사람 구실이란 집에서 산다'가 된다. 이루상(離婁上) 편에 '인(仁)이란 사람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요, 의(義)란 사람들이 바르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仁 人之安宅也 義 人之正路也].'라는 구절이 있다. 인(仁)을 '사람 구실이란 집'으로 해석하는 근거다. 어떤 것이든 뜻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자 사상의 핵심 중 하나가 인(仁)이다. 밥 한 그릇을 먹는 짧은 동안에도 인(仁)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인(仁..

삶의나침반 2013.07.27

공자의 인(仁)

노장의 도(道)에 비해 공자의 인(仁) 개념은 훨씬 구체적이다. 도가 궁극적 실재를 가리키는 사변적 개념이라면, 인은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의 사상 용어가 그렇듯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곤란하다. 붓다의 '자비'와 예수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논어(論語)에는 '인(仁)'이라는 단어가108 번이나 나온다고 한다. 그만큼 '인'은 공자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인을 무엇이라 정의하든 인에는 세상이나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다. 도나 자비보다도 훨씬 더 현실에 관한 관심이 짙다. 왕필(王弼)이 공자는 무위(無爲)를 완전히 알아서 체화하였기에 노자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다. 논어에서 '인'이 구체..

참살이의꿈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