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어당 3

다읽(2) - 생활의 발견

젊은 시절에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던 친구가 있었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애쓰던 시기라 주로 철학책이 많았다. 둘은 많은 부분에서 생각을 공유했지만 조금 결이 다르기도 했다. 누가 추천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친구와 함께 읽으며 토론했던 책 중 하나가 이 이다. 중국의 임어당(林語堂)이 썼는데 동양인의 정서에 잘 맞았다. 특히 친구는 임어당이 강조하는 동양의 멋과 여유에 홀딱 빠졌다. 반면에 나는 임어당의 노회하고 현실주의적 사고에 거리감이 있었다. 돌아보면 그때의 생각 차이가 지금 우리 둘의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임어당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즐거움의 추구에 둔다. 인생에서 관념적인 목적이나 목표를 구하는 것은 헛되며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그분의 명쾌한 말이 있다. "만일 인생에..

읽고본느낌 2020.08.15

논어[67]

자공이 말했다. "선생님께서 옛 글을 강론하시는 것은 언제나 들을 수 있지만, 인성이니 천도니 하는 따위는 좀처럼 들을 수가 없다." 子貢曰 夫子之文章 可得而聞也 夫子之言性與天道 不可得而聞也 - 公冶長 9 임어당은 에서 각 나라의 국민성을 나타내기 위해 만든 재미있는 수식을 소개하고 있다. 현실주의(Reality)는 R, 이상주의(Dream)는 D, 감수성(Sensibility)은 S, 유머(Humor)는 H로 나타내고, 각각을 화학기호처럼 1부터 4까지의 숫자로 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은 R3D2S2H1, 프랑스는 R2D3S3H3, 미국은 R3D3S2H2, 독일은 R3D4S1H2, 일본은 R2D3S1H1 로 평가했다. 독일인은 감수성이 부족한 이상주의자이고, 일본인은 감수성이나 유머 감각에서..

삶의나침반 2014.01.30

생활의 발견

임어당(林語堂)의 (The Importance of Living)을 다시 읽었다. 거의 40년 만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대학생 때였는데 당시에 무척 감명을 받았다. 친구 Y와도 독후감상을 나누며 저자가 쓴 삶의 태도에 같이 공감했다. 그러나 젊었던 그때는 나중에 나이가 들면 이런 식의 삶이 멋있을 것 같다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유유자적의 동양적 인생관을 찬양하는 이 책의 내용을 청춘이 실천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 보겠다고 다짐한 것 같은데 이제야 실천하게 되었다. 같은 책이라도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40년 전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저자의 말이 내 속으로 스며든..

읽고본느낌 201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