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우 2

연대기, 괴물

올해 나온 임철우 작가의 소설집이다. 일곱 편의 중,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전쟁의 처절함 대신 현대 문명에서 소외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뭔가 체한 듯한 느낌은 마찬가지다. 이번 소설집인 에는 인생의 가련함이 특히 두드러진다. 첫 작품인 '흔적'은 여객선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자살하는 70대 독거남이 주인공이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산속에서 홀로 지내던 당신은 갈 때가 다가왔음을 알고 부산으로 내려간다. '연대기, 괴물'은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60대 노숙자의 이야기다. 전쟁의 상흔이 그를 폐인으로 내몰았다. '세상의 모든 저녁'은 쪽방에서 독거사한 한 노인의 슬픈 이야기다. '간이역'에는 암에 걸린 아내와 함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젊은 부부가 나온다. '이야기 집'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 같다. 단추눈아..

읽고본느낌 2017.10.24

아버지의 땅

임철우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이렇게 묵직한 글을 읽어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마치 러시아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컴컴한 동굴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은 임철우 작가의 단편집이다. '아버지의 땅'을 비롯해 11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임철우는 주제 의식이 뚜렷한 작가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그리고 체제의 폭력성을 고발하며 인간 존재의 심연을 파헤친다. 둔중하지만 여운이 긴 울림이 있다. 내용은 어둡지만 문체는 간결하고 짜임새가 치밀하다. 단편소설의 전범을 보는 것 같다. 작품 중에서는 '그들의 새벽'과 '사평역'에 호감이 간다. '그들의 새벽'은 거대 폭력에 굴복하며 보신에만 몰두하는 우리들 소시민을 비유적으로 그린다. 이런 태도는 군화 발자국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발견된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에..

읽고본느낌 2017.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