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편 24

논어[231]

선생님 말씀하시다. "좋은 인물이 백성을 가르치되 칠 년이 되면 전쟁에 내보냄직도 할거야." 子曰 善人 敎民七年 亦可以卽戎矣 선생님 말씀하시다. "교육 없는 백성을 끌고 전쟁한다면, 그것은 죽여 버리는 것이라고나 할거야." 子曰 以不敎民戰 是謂棄之 - 子路 24 공자에게 반전주의 정신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병사에게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교육은 병법이나 군사기술에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나라를 지키는 힘은 인(仁)과 의(義)에 바탕을 둔 인문정신에서 나온다는 걸 공자는 말하는 게 아닐까. 내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살생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적대감을 고취시키는 것만으로 전쟁에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 왜 싸워야 하고 어떤 마..

삶의나침반 2017.03.27

논어[230]

자로가 물었다. "어떻게 되어야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선선하고 떳떳하고 벙실벙실하면 선비라고 할 수 있지. 벗들에게는 선선하고 떳떳하며, 형제끼리는 벙실벙실해야지." 子路問曰 何如斯可謂之士矣 子曰 切切시시怡怡如也 可謂士矣 朋友 切切시시 兄弟 怡怡 - 子路 23 를 읽는 것은 옛 말씀에 비추어 나를 돌아보기 위해서다. 한문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번역된 대로 뜻을 유추할 수밖에 없다. 벗들과는 바르고 의리 있으며, 형제들과는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형제들은 잘잘못을 따지는 관계가 아니다. 벗들에게는 관대하면서 가족에게는 까다로운 것이 보통 사람들의 성향이 아닌가 싶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젠 제 위치를 찾아갈 때가 되었다.

삶의나침반 2017.03.19

논어[229]

선생님 말씀하시다. "단단하고, 굳세고, 소박하고, 말더듬이라야 아마도 사람답지." 子曰 剛 毅 木 訥 近仁 - 子路 22 인(仁)한 사람의 특징이 간결하게 나와 있다. 강(剛)과 의(毅)는 내면의 강인함을, 목(木)과 눌(訥)은 외면의 질박함을 의미한다. 외유내강(外柔內剛)과 연결시켜도 무난하겠다. 어진 사람은 삶이 소박하고 말도 서툴다. 화려한 수사는 인(仁)과 거리가 멀다. 이래서야 어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심이 된다. 그래서 사람의 길이 어려운 것이다.

삶의나침반 2017.02.01

논어[228]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물은 차분하되 뽐내지 않는다. 하찮은 것들은 뽐내면서 차분하지 않다." 子曰 君子 泰而不驕 小人 驕而不泰 - 子路 21 공자가 사람을 군자와 소인으로 구분하는 것에 거부감이 든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수긍한다. 공자가 말하는 소인이란 속물성과 이기성을 드러내는 인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마 우리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소인들이 많으니 세상은 시끄럽다. 이만큼이라도 세상이 굴러가는 건 그나마 '착한(?) 소인'이 다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세상에는 소인보다 더 하질의 인간도 수두룩하다. 제 행위에 대해서 창피함을 모르는 부류다. 뻔뻔하고 염치를 모른다. 제 이익을 위해서는 타자에 대한 폭력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무리들이 날뛰면 세상은 난장..

삶의나침반 2017.01.22

논어[227]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물은 섬기기는 쉬우나 기쁘게 해 주기는 어렵다. 기쁘게 해 주는데도 옳은 방법이 아니면 기뻐하지 않는다. 사람을 부리되 그릇처럼 생김새대로 쓴다. 하찮은 사람은 섬기기는 어렵고 기쁘게 해 주기는 쉽다. 기쁘게 해 주는데 옳은 방법이 아니라도 기뻐한다. 사람을 부리되 아무거나 죄다 시킨다." 子曰 君子 易事而難說也 說之不以道 不說也 及其事人也 器之 小人 難事而易說也 說之雖不以道 說也 及其事人也 求備焉 - 子路 20 소인(小人)이 정치를 하면 어떤 폐해가 생기는지 생생한 실례를 우리는 지금 경험하는 중이다. 문제는 정치판은 언제나 소인배와 아첨꾼들로 시끌하다는 점이다. 소인배는 자신을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을 주변에 둔다. 그래서 인(仁)과 덕(德)의 정치는 아직도 난망이다. 정치..

삶의나침반 2017.01.19

논어[226]

자공이 물었다. "마을 사람이 다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것만으로는 안 되지." "마을 사람이 다 싫어하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것만으로는 안 되지. 마을 사람 중에서 착한 사람이 좋아하고, 마을 사람 중에서 못된 자들이 싫어하는 것만 못하지." 子貢問 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 子路 19 누구나 다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 소위 호인(好人)이라 불린다. 이 사람에게도 응, 저 사람에게도 응, 이다. 두루뭉술하며 모난 데가 없다. 인간성이 좋다는 소리를 들을지는 몰라도 리더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일을 추진하는 데는 결단과 과감함이 필요하다. 비난을 겁내서는 안 된다. 공자의 이 말씀은 다른 사람의 평..

삶의나침반 2017.01.07

논어[225]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물은 진정으로 화합하지 고개만 끄덕거리지 않는다. 하찮은 인간은 고개만 끄덕거리지 진정으로 화합하지 않는다." 子曰 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 - 子路 18 책상 위에 도자기로 된 필통이 있다. 30년 전에 도자기 체험장에 갔다가 만든 것이다. 그때 겉면에 썼던 글씨가 '화이부동(和而不同)'이었다. 젊었던 한때 이 문구를 좋아했다. 당시는 아무래도 '부동(不同)'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다. 같이 어울려 지내지만 나는 너희들과 달라, 라는 오만이 있었다. '화(和)'는 체면이나 겉모습 같은 것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 보니 방점은 '화(和)'에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세상이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외모만 아니라 생각이나 가치관이 제각각..

삶의나침반 2017.01.02

논어[224]

선생님 말씀하시다.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을 못 만나게 되면, 그야 지나친 미치광이나 고집 센 억지꾸러기들일 거야! 지나친 미치광이는 진취성이 있고, 고집 센 억지꾸러기들은 하지 않는 대목이 있느니라." 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견乎 狂者 進取 견者 有所不爲也 - 子路 17 '중행(中行)'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도 어렵고, 그런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광자(狂者)' 아니면 '견자'에 드는 사람들이다. 이 둘은 한 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이다. 번역은 '미치광이'와 '억지꾸러기'로 되어 있다. 중용의 도를 깨우치지 못한 사람들이다. 정치적 견해로 해석다면, '광자'는 과격한 진보주의자, '견자'는 꼴통 보수주의자 쯤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옳든 그르든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삶의나침반 2016.12.26

논어[223]

자공이 묻기를 "어떻게 하면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 선생님 대답하시다. "제 몸을 가누는 데 염치를 알고, 외국으로 사신 가서 제 책임을 다할 수 있다면 가히 선비에 들 수 있지." "그 다음은 어떤가요?" "집안 사람들은 효성스럽다 하고, 마을 사람들은 공손하다 하면 되지." "그 다음은 어떤가요?" "말에 빈틈이 없고, 행동에 끝장을 보고야 마는 것은 딱딱한 것이라 하찮은 인물이지. 허지만 그 다음에나 간다고 해두자." "요즈음 행정가들은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흥, 조불조불한 사람들을 어찌 다 셀까?" 子貢問 曰 何如斯可爲之士矣 子曰 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 曰 敢問其次 曰 宗族稱孝焉 鄕黨稱弟焉 曰 敢問其次 曰 言必信 行必果 경경然 小人哉 抑亦可以爲次矣 曰 今之從政者何如..

삶의나침반 2016.12.21

논어[222]

번지가 사람 구실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집안에서는 공손하고, 일 처리는 깍듯이 하고, 진정으로 남과 사귀어야 하는 것들은 되놈의 땅에 가더라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樊遲問仁 子曰 居處恭 執事敬 與人忠 雖之夷狄 不可棄也 - 子路 15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행동거지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남이 볼 때와 차이가 없다. 중심이 선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오랑캐 땅에 있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번지가 인(仁)을 물었을 때 공자는 공(恭), 경(敬), 충(忠), 세 단어로 답했다. 그러나 위계질서로 서열화된 사회에서 이 말은 갑이 을을 구속할 때 늘 써먹던 레퍼토리였다. 새롭게 정의된 윤리 개념이 필요한 시대다.

삶의나침반 2016.12.13

논어[221]

섭공이 선생님더러 말하기를 "우리 고장에는 고지식하게 곧은 사람이 있는데 제 아비가 염소를 도둑질하자 아들이 증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고장에 있는 사람은 그와 다릅니다. 아비는 아들을 위하여 숨기고, 아들은 아비를 위하여 숨기나, 곧은 것은 그 안에 있습니다." 葉公語公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壤羊 而子證之 公子曰 吾黨之直者 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 子路 14 무엇이 '정직'[直]인지는 공자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 우리집 경우로 대치해 보자. 아버지가 남의 물건을 훔쳐왔을 때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아버지를 설득해 돌려주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만약 아버지가 거부한다면 먼저 고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것은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

삶의나침반 2016.11.30

논어[220]

자하가 거보 지방 원이 되어 정치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성공을 서둘지 말고, 잔 잇속에 팔리지 마라. 서두르면 사리가 툭 트이지 않고, 잔 속수에 팔리면 큰 일이 되지 않거든." 子夏 爲거父宰 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 子路 13 지금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작은 이익[小利]'에 급급하면 큰 일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때일수록 욕심을 버리고 정도(正道)를 걸어가길 충고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좋아하는 문구가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한다. 안연편에 나온다. 자공이 정치에 대하여 선생님께 물으니, 국방, 민생,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중에서도 제일 귀한 것이 신뢰이고, "백성들은 믿음 없이는 지탱 못한다[民無信不立]"라고 ..

삶의나침반 2016.11.19

논어[219]

섭공이 정치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가까운 사람들은 기뻐하고, 먼 데 사람들은 찾아오게 해야 합니다." 葉公 問政 子曰 近者說 遠者來 - 子路 12 우리 현실이 슬프다. 젊은이들은 자조적으로 '헬조선'이라고 말한다. 할 수만 있다면 이 나라를 뜨고 싶다는 생각을 품는 사람도 많다. 청소년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는 천박한 욕망이 창궐한다. '박근혜 퇴진' 구호의 바탕에는 이런 우리 사회의 구조에 대한 분노가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지도자의 생각이 바르지 않고는 나라가 바른 길로 갈 수는 없다.

삶의나침반 2016.11.13

논어[218]

선생님 말씀하시다. "실로 제 자신을 바르게 가지면 정치하는 것쯤 문제가 아니야! 제 자신을 바르게 갖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한담!" 子曰 苟正其身矣 於從政乎 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 何 - 子路 11 공자님 말씀이 꼭 지금 우리나라 상황을 두고 하신 것 같다. 수신(修身)도 안 되는 인물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때 어떤 코미디가 벌어지는지 우리는 똑똑히 보고 있다. 1991년에 박근혜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지도자가 마음이 바르지 못할 때 나라에 망조가 드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녀는 이 말이 자신에게 해당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삶의나침반 2016.10.29

논어[217]

선생님 말씀하시다. "'선인(善人)이 나라를 다스리되 백 년이 되면, 아마 폭력도 이겨내고, 사형도 없앨 것이다'라 하는데, 참으로 옳은 말인가 보다." 子曰 善人爲邦百年 亦可以勝殘去殺矣 誠哉 是言也 선생님 말씀하시다. "왕 노릇하는 이가 있다손 치더라도 한 세대가 지나야 사람 구실들을 다하게 될 거야." 子曰 如有王者 必世而後仁 - 子路 10 여기서 백 년은 굉장히 긴 세월을 뜻하는 것이리라.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탄식으로 들린다. 폭력과 죽임이 없는 세상은 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다. 공자는 늘 요순시대를 소망한 현실 정치가였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란 걸 말년이 되면서 점점 깨달아 간 것 같다. 공자 사후 이천 년이 넘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삶..

삶의나침반 2016.10.22

논어[216]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를 써 주는 사람이 있기만 한다면 한 달만이라도 좋다. 삼 년이면 성공할 수 있고...." 子曰 苟有用我者 朞月而已可也 三年有成 - 子路 9 공자님 말씀이니 허풍일 리는 없고 옛 사회는 그만큼 단순했는지 모른다. 현대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우선 나라의 규모나 복잡도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보다 나라를 망치는 일이 훨씬 쉽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이다. 허물어진 것을 수습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자면 몇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5년 임기의 대통령제에서는 잘못하다가는 앞 정권의 뒤치다꺼리를 하다가 임기를 다 보낼 수도 있다. 내년에 정권 교체가 된다 하더라도 그게 걱정이다. 공자는 자신의 뜻을 펼 나라를 찾아 14년 유랑 생활을 했다. 그러나 아무..

삶의나침반 2016.10.15

논어[215]

선생님이 위나라에 갔을 때 염유가 수레채를 잡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들이 많군!" 염유가 물었다. "많아졌으니 그 다음은 어떻게 해 줄까요?" "부를 누리도록 해야지." "부를 누리게 된 후에는 어떻게 해 줄까요?" "가르쳐야지." 子 適衛 염有僕 子曰 庶矣哉 염有曰 旣庶矣 又何加焉 曰 富之 曰 旣富矣 又何加焉 曰 敎之 - 子路 8 평소 배움을 강조하는 공자지만 실제 나라를 경영하는 데는 3순위로 밀려난다. 첫째가 인구, 둘째가 경제, 세 번째로 가서 교육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건 어디나 마찬가지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한 말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정치인 공약의 첫 번째가 항상 '민생'이다. 지금은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와 비..

삶의나침반 2016.10.04

논어[214]

선생님이 위 공자인 형을 평하여 말씀하시다. "살림을 잘 하거든! 처음 모여진즉, '이만하면 쓰겠지'하고, 좀 더 불어난즉, '이만하면 됐지' 하고, 넉넉해지즉, '이만하면 훌륭하다'라 하였다." 子謂 衛公子荊 善居室 始有曰 苟合矣 少有曰 苟完矣 富有曰 苟美矣 - 子路 7 형(荊)에게서 '이만하면'의 마음을 배운다.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는 마음이다. 꼭 물질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불행이 닥쳐도 "이만하니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한 칭찬이다. 공자는 귀와 천, 부와 가난을 구별하지 않는다.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을 강조한다. 어떤 처지도 즐거이 받아들이는 자족(自足)의 정신이다.

삶의나침반 2016.09.26

논어[213]

선생님 말씀하시다. "제 자신이 바르면 명령 없이도 잘 되고, 제 자신이 그르면 명령한들 복종 않는다."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 子路 6 세상을 바로잡는 것은 '나'에게서 출발한다. 내가 바르면 가정이 바르고, 가정이 바르면 마을이 바르고, 마을이 바르면 나라가 바르게 된다. 기본은 나다. 이것이 공자 말씀의 알짬이며, 평생을 정진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삶의나침반 2016.09.19

논어[212]

선생님 말씀하시다. "옛 시를 삼백이나 외우는데, 정치를 맡되 사리에 어둡고, 외국에 보내 보아도 제 구실을 못하면 많이 안다고 한들 무엇에 쓴담!" 子曰誦詩三百 授之以政不達 使於四方 不能專對 雖多 亦奚以爲 - 子路 5 시를 외우는 건 당시에 공부의 중요 과목이었으니 지금으로 치면 지식 전반으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실무에 응용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라고 공자는 말한다.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공자 학당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반면에 장자는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無用之用]'을 강조했다. 현실에서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실제는 가장 쓸모 있는 것이라는 말이다. 두 학파의 대비되는 입장을 살펴볼 수 있다.

삶의나침반 2016.09.12

논어[211]

번지가 농사짓는 법을 배우려고 한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는 늙은 농사꾼만 못하다." 채소 가꾸는 법을 배우려고 한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나는 늙은 밭갈이꾼만 못하다." 번지가 나간 후에 선생님 말씀하시다. "하찮은 애야. 번지는! 윗사람이 예의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존경하지 않을 수 없고, 윗사람이 의리에 살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을 수 없고, 윗사람이 믿음직하면 백성들이 진정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사방 백성들이 아기를 업고서도 모여 올 것인데, 농사짓는 법은 어디다 쓰려는지!" 樊遲 請學稼 子曰 吾不如老農 請學爲圃 曰 吾不如老圃 樊遲出 子曰 小人哉 樊須也 上好禮 則民莫敢不敬 上好義 則民莫敢不服 上好信 則民莫敢不用精 夫如是 則四方之民 襁負其子而至矣 焉用稼 - 子路 4 선비 대접을..

삶의나침반 2016.09.06

논어[210]

자로가 말했다. "위나라 주군이 선생님을 모셔다가 나라를 다스리게 하면 무엇부터 먼저 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말씀하시다. "무엇보다다도 이름을 바로잡아야지!" 자로가 말했다. "그럴 수 있을까요? 실지와는 먼 이야기입니다. 왜 그것을 바로잡는가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무식쟁이야! 너는! 참된 인간은 모를 바에야 잠자코 있는 법이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통하지 않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예법이나 음악이 융성하지 못하고, 예법과 음악이 융성하지 못하면 형벌이 옳게 되지 못하고, 형벌이 옳게 되지 못하면 백성들이 몸둘 곳조차 없게 된다. 그러므로 참된 인간은 이름을 붙이면 꼭 그대로 말할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면 꼭 그대로 행할 수 있다. 참된 인..

삶의나침반 2016.08.31

논어[209]

중궁이 계씨의 총재가 된 후 정치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부하의 앞장을 서고, 잔허물은 못 본 체하고, 잘난 인물을 골라 쓰도록 하여라." "어떻게 골라야 잘난 인물을 추려 쓸 수 있을까요?" "네가 아는 인물을 골라 쓰면 되지. 네가 모르는 인물이라도 남들이 버려 둘 줄 아느냐!" 仲弓 爲季氏宰 問政 子曰 先有司 赦小過 擧賢才 曰 焉知賢才而擧之 曰 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 子路 2 정치 일선으로 나가는 중궁에게 주는 말씀이다. 그중에서도 중궁은 '잘난 인물[賢才]'을 어떻게 고를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정치는 인사(人事)가 중요하다. 공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네가 아는 사람 중에서 골라 써라." 그러면 훌륭한 인물이 모여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자는 세상을 너무..

삶의나침반 2016.08.24

논어[208]

자로가 정치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먼저 실행하고, 먼저 노력하라." 좀 더 청한즉 "싫증을 내지 마라." 子路問政 子曰 先之 勞之 請益曰 無倦 - 子路 1 공자의 맞춤식 가르침의 하나일 것이다. 공자의 대답에서 자로의 성격을 유추할 수 있다. 자로는 리더형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솔선수범하는 면이 부족할 수 있다. 정치가 아닌 다른 분야를 물었더라도 공자의 대답은 비슷했을 것 같다.

삶의나침반 201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