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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낭비한 죄

오래전에 본 영화 '빠삐용'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빠삐용이 꿈에서 자신을 기소한 검사와 대면하는 부분이다.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절해고도에 갇힌 빠삐용은 어떻게든 탈출해서 누명을 벗으려 한다. 그러나 탈출은 실패하고 독방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악몽을 꾼다. 먼 사막의 지평선에 검사가 나타나 빠삐용을 바라본다. 빠삐용은 외친다.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소." 검사는 말한다. "맞다. 너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너는 살인보다 더한 죄를 저질렀다." 빠삐용은 억울하다는 듯 대꾸한다. "그게 뭡니까?" 검사가 단호하게 말한다. "인생을 낭비한 죄다." 빠삐용은 고개를 떨군다. "나는 유죄다." 젊었을 때 이 장면을 보고 '인생을 낭비한 죄'라는 말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빠..

참살이의꿈 2022.11.21

죄는 씻으면 되지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기 위해 신애는 교도소에 찾아간다. 그런데 대면한 범인은 너무나 태연하고 천연덕스럽다. "하나님을 만나고 죄를 용서 받았습니다. 그래서 늘 감사하고 평화롭습니다." 기독교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던 신애는 그 모습에 충격을 받고 정신착란 증세를 일으킨다. 영화 '밀양'에 나오는 장면이다. 4년 전, 20대 아버지가 아들 둘을 동작대교에서 한강 아래로 던져 죽인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 뒤에 범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왜 죽였어요?" "살기 힘들어서요." "그럼 왜 같이 죽지 않았나요?" "기독교인이라 자살은 안되요." "자식은 죽여도 되나요?" "큰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기독교인이면 자식은 죽여도 되나요?" "죄는 씻으면 되지요!" 산 아들을 던진 것도 충격적..

참살이의꿈 2007.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