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일어나 배낭을 챙겨서 출발한다. 소백산 아래에 도착해서 어두운 산길을 따라 두 시간 정도 오르면 연화봉에 이른다. 오르는 도중에 해가 떠오르는 장관도 볼 수 있다.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는 어머니와 만날 시간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어머니는 산나물을 뜯으러 가고, 나는 소백산 능선의 봄꽃을 보기 위해서이다. 5월 초순이 되면 소백산 연화봉 부근 능선은 아름다운 야생화 꽃밭으로 변한다. 바람 세고,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산꼭대기 벌판에 봄이 되면 온갖 야생화들의 잔치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처음 이 광경을 보고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넋이 나갈 정도여서 이리저리 허둥대기만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제 정신을 차리고 차분해질 수 있었다. 언제나 꽃들에 취해 있으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