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3

이은하와 지율 스님

'우리나라 아름다운 산천과 물줄기가 있는데 그 경치를 이제까지 버려두고 있었네 모두가 버려진 물줄기 속에(새로운 희망이 있어) 모두가 노력한다면(우린 웃을 수 있어)...' 이렇게 시작하는'한반도 대운하'라는 노래를 가수 이은하 씨가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본인도 운하 찬성론자라고 말했지만 가사를 보면 영락없는 '대운하 찬양 송'이다. 하필새 정권이 출범한지 얼마 안 된 민감한 시기에 이런 노래가 나왔으니 그 저의를 의심할 법도 하게 생겼다. 대운하 건설은 후보 시절 이명박의 공약이었지만 그에 대한 논란은 흐지부지 되었다. 지금은 수면 아래로 잠복된 상태지만 신정부 측에서는 언제라도 강행할 태세다. 그런 점에서 운하 건설에 대하여 찬반 논란이 가열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하다. 그런 논의 과정을 ..

길위의단상 2008.03.14

지율 스님

지율 스님의 소식이 안타깝다. 80여일의 단식 중에 홀연히 잠적해서 가까운 사람들도 그 행방을 모른다고 한다. 지난 번 법원 판결 이후 스님이 내건 조건도 많이 완화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정부 측에서는 '법대로'를 외치며 무시해버리는 듯해서 더욱 우울하다. 스님의 단식에 대해 일부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은 천성산이라는 지역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스님이 말하는 대로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자는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므로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으로 보아야 할 아무런 근거도 없고 또 인간이 자연과 분리되어 생존할 수도 없다. 그런데 현대 문명과 인간이 가진 힘은 이제 자연을 이용하는 정도를 넘어 자연을 훼손하고 뭇 생명을 파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젠 그런 예를..

길위의단상 2005.01.23

산이 아프면 우리도 아프다

새벽첫차를타고내려오신어머님께서 그만가자. 이젠그만가자 다그만두고 이제,그만가자하신다. 단식서른여덟날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을 반대하는 지율 스님 단식이 오늘로 41일째입니다. 천성산은 경남 양산에 있는 산세는 크지 않으나 수려한 경관으로 경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산입니다. 원효대사와 의상대사의 설화도 있는 이 산에는 고산 습지와 함께 희귀식물과 동물들의 보고라고 합니다. 지금 정부는 이 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오직 개발과 편리와 경제성의 논리만이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미미한 꽃과 동물일지라도 함께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습니다. 산이 아프면 우리가 아프고, 우리의 다음 세대가 그 고통을 짊어집니다. 출세간의 자식을 찾아온 어머니의 모습..

길위의단상 200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