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국 3

풍운아 채현국

사나이의 배짱과 스케일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싶은 분이 채현국 선생이다. 오척단구 거한, 당대의 기인, 인사동 낭인들의 활빈당주, 가두의 철학자, 발은 시려도 가슴은 뜨거웠던 맨발의 철학도, 해직기자들에게 집을 한 채씩 사준 파격의 인간, 민주화 운동의 든든한 후원자, 이 시대의 어른 등 채현국 선생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한 마디로 부귀를 초개 같이 여기고 거침없이 인생을 산 자유인이 채현국 선생이 아닌가 싶다. 이 책 은 2014년에 김주완 기자가 선생과 나눈 대화록이다. 선생의 말씀은 시원시원하면서 정곡을 찌른다. 김형석 교수를 멘토로 여기는 친구들이 많은데 나는 이런 삐딱한 분에 끌린다. 선생의 언행은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를 연상시킨다. 선생은 젊었을 때 여러 병으로 시달렸던 것 같다..

읽고본느낌 2021.04.16

채현국 선생 어록

우리 시대의 자유인이자 스승이신 채현국 선생이 지난 2일에 노환으로 별세하셨다. 전설 같은 선생의 일생과 삶을 반추해 보며, 몇 말씀을 되새긴다. 고인의 안식을 빈다. 꼰대는 성장을 멈춘 사람이고, 어른은 성장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가 썩는다. 공부를 하면 썩어도 덜 썩는다. 적게 쓰고, 가난하게 살고, 발전이란 소리에 속지 말고, 훨씬 더 소박하게 살라. 덜 유명해야 한다. 유명하면 자유롭게 살 수 없다. 방황을 겁내지 말라. 방황을 겁내면 늙어서 추해지기 쉽다. 어른들 말은 잘 안 들어도 된다. 어른들의 정의가 다 옳은 것은 아니다. 나는 가졌는데 남은 가지지 않으면 미안한 거다. 내가 남의 것을 움켜쥔 거다. 재주나 노력도 마찬가지다. 내가 노력해서 이뤘다면 그 사람은 노력을 ..

참살이의꿈 2021.04.05

쓴맛이 사는 맛

아름답게 늙어가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노인이 되면 대체로 고집불통의 꼰대가 된다. 노년의 문화라 부르는 것도 즉물적이고 쾌락적인 것에 만족하는 수준이다. 시대를 고뇌하며 진실된 삶을 추구하는 노인은 드물다. 작년 신문 보도를 통해 채현국 선생을 처음 알았다.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라는 제목의 젊은이에게 주는 일갈이 시원했다. 선생의 삶과 생각을 소개하는 이 책 을 읽으며 선생의 진면목을 다시 대하게 되었다. 참 독특한 분이라는 느낌이 신선했다. 선생을 수식하는 말들을 보면 선생이 어떤 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거인, 기인, 거리의 철학자, 개인소득세 납부액이 전국에서 열째 안에 들었던 거부, 탄광 사고가 난 뒤 사업을 정리해서 나누어준 사업가, 해직기자들에게 집을 한 ..

읽고본느낌 201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