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을 달래거나 놀릴 때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나의 경우도 주로 큰어머님으로부터 '순흥 청다리에서 주워왔다'라는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 말을 하면서 주위에 있던 어른들은 하나같이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다리[橋]와 다리[脚]의 같은 발음을 이용한 재미있는 성적 유머임을 어렸을 때는 알 수 없었다. 주위에 다리가 많았음에도 왜 하필'순흥 청다리'였는지는 그곳에 얽힌 역사적 사연 때문이다. 1457년에 금성대군이 순흥부사 이보흠과 함께 모의했던 단종 복위운동이 발각나면서 이 지역에 있던 주로 순흥 안씨 선비들과 가족들이 청다리에서 참수되었다. 이때의 희생자가 수백명이라고도 하고, 수천에 이른다고도 한다. 그리고 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