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제비고깔은 키가 훤칠해서 눈에 잘 띌 법하건만 의외로 만나기 어렵다. 여름에 남한산성 성곽 바깥쪽을 돌다 보면 서너 개체 정도 볼 수 있다. 몇 년 전에 본 곳에서는 사라지고, 다른 곳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보라색 꽃받침 안에 들어 있는 까만색이 꽃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제비 새끼가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제비고깔로 불린다. 여름이 되면 큰제비고깔과 인사를 나누러 남한산성을 찾는다. 사람 손을 타지 않고 멸종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