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5

탁구를 재개하다

탁구를 마지막으로 친 게 2019년 12월이었다. 그 뒤로는 코로나 때문에 탁구장에서 모일 수가 없었다. 꼭 2년 반 만에 탁구 모임이 재개되었다. 오랜만에 서울로 향하는 길이 설렜다. 장맛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이 열린 날이었다. 다들 2년 넘게 지나서 탁구 라켓을 잡았지만 곧 예전 실력이 나왔다. 운동 리듬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오전에 탁구를 치고 점심은 메밀국수를 먹고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햇빛이 눈부셨지만 자꾸만 하늘을 쳐다보게 된 날씨였다. 운동으로 땀을 흘리니 몸에 생기가 돈다. 오늘 만난 회원들한테서 사람들 만나고 몸을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는 충고를 들었다. 동네 탁구장에라도 등록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탁구 모임이 ..

사진속일상 2022.07.01

간절함이 통(通)하다

코로나 때문에 개최할 수 있느니 마느니 하던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어 열리고 있다. 경기장에는 관중이 없고, 시상식 때 메달도 본인이 직접 목에 거는, 코로나 시대의 특이한 올림픽이다. 손주가 찾아온 그저께 저녁에는 구기 종목인 축구와 야구, 여자 배구가 같은 시간대에 경기가 벌어졌다. 나는 축구와 야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처음부터 여자 배구만 봤다. 특히 여자 배구는 한일전이라 더 흥미로웠다. 참가 16개국 중 객관적 실력으로 우리나라는 하위권이다. 세계 랭킹이 우리나라가 14위, 일본이 5위다. 승리할 가능성이 낮으니 지상파 TV에서 중계를 안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한일전은 드러난 실력만으로 판가름이 나지 않는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4세트까지 서로 주고받고 하면서 마지막 5세트에 들..

길위의단상 2021.08.02

탁구 치는 재미

탁구는 대학생 때 치기 시작했다. 여가에는 탁구를 치는 게 취미였다. 그때 대학생들 주류는 카드를 하거나 당구를 즐겼다. 나는 거기에 끼지 않았다. 왠지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골프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서적 거부감이 있다. 그런 면에서 탁구는 무난한 운동이었다. 한 친구와 열심히 쳤다. 그때는 탁구장이 흔했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싼 데가 장충체육관 지하에 있는 탁구장이었다. 공영이라 그랬을 것이다. 버스를 타고 자주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자리가 없어서 한참을 기다리기도 했다. 내 탁구는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 그냥 마구잡이로 치면서 늘게 된 경우다. 그때는 레슨이란 게 없었다. 있었다 해도 돈 내고 배울 형편도 안 되었다. 그래도 젊었을..

길위의단상 2016.06.24

직장 탁구대회

어제는 탁구를 좋아하는 직장 동료 10 명이 서대문에 있는 탁구장을 빌려 대회를 열었다. 복식으로 다섯 팀을 만들고 풀리그로 시합을 했는데, 나는 P와 파트너가 되어 4전 전승으로 우승을 했다. 친목이었지만 시합은 시합인지라 역시 이기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상품으로 배낭도 받고, 즐거운 뒤풀이 자리도 가졌다. 예전에는 축구나 배구, 야구같은 구기운동도 가끔 했었지만 지금은 여교사가 많아지면서 시합을 위한 인원을 채우기가 어려워졌다. 축구동호회가 유지되고 있는 학교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젠 탁구나 테니스 같은 적은 숫자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주로 한다. 그리고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직장 안의 바둑판도 사라졌고 바둑대회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기 때문이다. 이런 것도 시..

사진속일상 2008.10.11

그야말로 옛날식 탁구장에서

20대 때 내가 제일 즐겼던 운동은 탁구였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탁구를 치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여가 시간이면 친구와 같이 탁구장에서 시간을 자주 보내었다. 다른 친구들은 많이들 당구에 빠져들었지만 우리는 큐대 한 번 잡아보지 못하고 오직 탁구만 쳤다. 당시는 시내 어디에나 탁구장이 흔했고 요금도 저렴해서 학생 신분에도 크게 부담 되지 않았다. 정식으로 탁구를 배운 것은 아니지만 워낙 자주 치다보니 탁구로는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었다. 그 뒤 직장에 나가서도 틈틈이 탁구를 즐겼는데, 테니스를 배우면서부터 탁구와 점점 멀어졌다. 테니스를 가르쳐주던 동료가 테니스는 탁구와 폼이 다르므로 아예 탁구를 못치게 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아주 가끔씩밖에 탁구와 만나지 못했다. 정말 오랜만에 동료 H와 탁구장에 들렀..

사진속일상 200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