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2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글을 쓴다는 것은 칭송받을 만하다. 서너 문장만 읽어도 누구의 글인지 알 수 있다면, 그 작가는 자기 '류(類)'를 가진 것이다. 대표적인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는 김훈이 있다.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 마취에 걸린 듯 몽환적인 기분이 든다. 몸이 땅에서 몇 cm쯤 떠오르는 것 같다. 센티멘탈하면서 비현실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독특하면 호오의 구별이 갈린다. 나는 하루키 스타일이 아니다. 몇 년 전에 도 힘들게 읽었다. 는 하루키의 에세이집이다. 글이 쓰인지는 30년도 더 되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이 책은 삽화가 반은 차지해서 그나마 수월하게 넘어간다. 이 책에는 '소확행'이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나온다. 요즈음 이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하루키에게서 유..

읽고본느낌 2018.07.01

1Q84

1, 2권은 전에 읽었는데 한참 사이를 두고 이번에 3권을 마저 읽었다. 1권을 읽을 때의 긴장감은 덜했지만 하루키의 필력에는 여전히 감탄했다. 하루키는 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위장에 문제가 있는 물리교사' 같은 표현에는 무릎을 쳤다. 워낙 문장을 만드는 재주가 있어 보여선지 내용이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이다. 전체 분량이 2천 페이지 가까이 되는데도 지루하지는 않다. 그러나 다 읽고 났는데도 선명하게 남는 건 없다. 이건 뭐지, 라는 어리둥절한 느낌이다. 작가의 속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겠다. 가볍게 생각하면 이렇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1Q84 세계를 산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건이나 계기로 새로운 눈이 떠지고 이후의 세계는 전과는 완전히 ..

읽고본느낌 201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