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신으면서 아내한테 차비 좀, 하면 만 원을 준다 전주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 시내버스가 210원 곱하기 4에다 더하기 직행버스비 870원 곱하기 2에다 더하기 점심 짜장면 한 그릇값 1,800원 하면 좀 남는다 나는 남는 돈으로 무얼 할까 생각하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나의 경제야, 아주 나지막하게 불러본다 또 어떤 날은 차비 좀, 하면 오만 원도 준다 일주일 동안 써야 된다고 아내는 콩콩거리며 일찍 들어와요 하지만 나는 병천이형한테 그동안 술 얻어먹은 것 염치도 없고 하니 그런 날 저녁에는 소주에다 감자탕이라도 사야겠다고 생각한다 또 며칠 후에 구두를 신으면서 아내한테 차비 좀, 하면 월말이라 세금 내고 뭐 내고 해서 천 원짜리 몇 뿐이라는데 사천 원을 받아들고 바지주머니 속에 짤랑거리는 동전이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