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야산 3

흰얼레지

산자락에 여럿이 몰려 있어 가 보니 흰얼레지를 찍는 사람들이었다. 흰얼레지 둘레로 빙 둘러앉거나 엎드려 카메라를 겨누고 있고, 나머지는 뒤에 대기하고 있었다. 흰얼레지의 인기가 대단했다. 화야산에서였다. 어릴 적에 사촌 형으로부터 백사(白蛇)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뱀이 이슬과 산삼만 먹고 자라면 백사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백사만 한 명약이 없다는 것이었다. 거의 불로장생급이었다. 흰얼레지도 아마 그만한 명성을 누리지 않는가 싶다. 분홍색인 얼레지에 비해 흰얼레지는 하얀색이고 수술도 노랗다. 금방 눈에 띈다. 그렇지만 흰얼레지를 만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네 잎 클로버 찾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만큼 개체 수가 적다. 얼레지가 지천인 산이라도 겨우 한두 개체 있을 정도다. 무엇이..

꽃들의향기 2018.04.05

화야산 얼레지

화야산은 수도권에서 얼레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산이다. 큰골계곡을 따라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이맘때가 되면 화야산은 얼레지를 찍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 산이지만 다시 찾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10년도 더 되었다. 이번에는 화야산장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얼레지 구경을 했다. 얼레지가 너무 많으니 사진 찍는 데는 도리어 혼란스러웠다. '얼레지'라고 이름을 알려줬더니 자꾸만 '엘레지'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게 익숙한 모양이었다. 너무 화려하게 되면 슬픔과도 통하니, 얼레지의 별명을 엘레지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얼레지의 날씬하고 고운 분홍색 자태는 봄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수줍은 듯 꽃잎을 오므린 얼레지가 있고, 꽃잎을 뒤로 젖힌 당돌한 얼레지도 있다. 같은 얼레지지..

꽃들의향기 2018.04.04

화야산의 봄꽃

봄꽃을 보러 화야산 큰골을 찾아갔다. 화야산은 처음 가보는 산이다. 부근을 지나다니기는 했지만 산에 들어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첫길이어선지 큰골입구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꽃을 보러 갈 때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요사이는 꽃이 피는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어서 나같이 개인적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애로가 많다. 화야산에서 찍은 사진이 많이 올라오면 산 지도를 보고 그냥 계곡을 찾아가 보는 수밖에 없다. 희귀한 꽃이라면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하는 것에 이의를 달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대체적인 장소를 밝혀줬으면 어떨까 싶다. 이번에는 큰골을 선택했는데 다행히도 많은 봄꽃을 볼 수 있었다. 제비꽃, 현호색, 얼레지, 처녀치마, ..

꽃들의향기 200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