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배역을 맡기려고 했더니 서로 흥부역을 맡으려고 하지 않아요. 이유를 물었더니 바보 같아서 싫다는 거예요.” 초등학교에 영어를 가르치러 온 외국인 원어민교사가 한 말이다. 역할놀이를 통해 영어를 가르치려 했는데 엉뚱한 데서 한국인의 의식의 한 단면을 보게 되었다고 그는 말했다. 아무리 도덕적 가치 기준이 매몰되고 배금주의가 팽배해 있다고 해도 어린이들의 의식에까지 이런 풍조가 물들어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더구나 교사들 교재에는 그 단원의 결론이 ‘놀부를 닮자!’로 나와 있다고 한다. 나로서도 잘 믿겨지지 않는 얘기다. 자본주의의 원조인 나라 사람이 의아하게 여길 정도로 지금 우리의 의식은 너무나 물질만능주의에 젖어있다. 도덕과 정신적 가치를 무엇보다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