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9 3

사진, 예술로 가는 길

사진에 관한 내 기본 인식을 바꿔준 책이 한정식 선생의 이다.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은지 30년이 넘었지만 사진이란 무엇인지, 사진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었다. 사진이란 그저 기록이나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찍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 항상 그 수준이고 발전은 불가능했다. 책은 첫머리에서 '사진은 말이다'라는 명제로 시작한다. 사실 이 정의부터가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명제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깊다는 걸 알 수 있다. 뒤에 나오는 '사진은 자연과 인생에 대한 자기 발언'이라는 것도 같은 뜻이다. 사진이 나의 말이고 발언이라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어떤 사진을 찍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게 될까를 연구하고 고민하게 되는 건 당..

읽고본느낌 2011.10.29

주산지 왕버들

주산지를 찾은 목적은 왕버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주산지에는 수령 100년 내외의 왕버들들이 자라고 있고, 이미 죽어버린 나무들도 있다. 전부 합하면 20그루 가까이 될 것 같다. 왕버들이 아무리 물을 좋아한다지만 저렇게 평생을 물 속에 잠겨 지낼 수 있다니 신기한 일이다. 이곳 왕버들은 물에 잠긴 모습이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전체를 찍어도 부분을 찍어도 모두 멋진 모델들이다. 그러나 일부 왕버들은 몇 해 전 태풍에 상한 흔적도 보인다. 근처에 있는 달기약수 부근의 천연기념물 왕버들을 찾아갔었는데 태풍 루사 때 떠내려갔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지만 하늘이 하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옛 것은 물러가고 새 것이빈 자리를 채우는 게 자연의 원리인 것을.

천년의나무 2011.10.29

단풍물 드는 주산지

망설이다가 결국 길을 나섰다. 몸살이 가시지 않은 몸이 무거웠다. 주산지(注山池),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고향집에서도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였다. 청송에 있는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축조되었다. 긴 쪽 길이가 200 m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저수지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새벽녘 물안개 피는 주산지 풍경을 최고로 친다. 도착하니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1 km 정도 걸어들어가니 산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주산지가 곱게 화장을 하고 맞아주었다. 물에 잠긴 왕버들 고목들도 멋있었다. 주산지는 아담하면서 태고의 신비를 느껴볼 수 있는 저수지다. 계절이나 시간대마다 맛이 다 다를 것 같다. 자주 찾아보고 싶은 곳이다.

사진속일상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