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바오밥나무

샌. 2009. 12. 8. 11:07


‘그런데 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앗들이 있었다. 바오밥나무의 씨앗이었다. 그 별의 땅은 바오밥나무 씨앗 투성이었다. 그런데 바오밥나무는 너무 늦게 손을 대면 영영 없애버릴 수가 없다. 별을 온통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다. 뿌리로 별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그래서 별이 작은데 바오밥나무가 너무 많으면 별이 산산조각나고 마는 것이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는 별을 파괴하는 무서운 나무다. 다 큰 바오밥나무 세 그루만 있으면 별은 나무로 뒤덮인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일찍부터 바오밥나무의 싹을 뽑아주어야 했다. 어렸을 때 ‘어린 왕자’를 읽으며 바오밥나무란 어떻게 생겼을까 무척 궁금했다. 그때는 바오밥나무가 실재하는 나무인지도 몰랐다.


지난번 한택식물원에 갔을 때 이 바오밥나무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비록 온실이었지만 살아있는 바오밥나무를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대면할 줄은생각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욱 기뻤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택식물원과 제주도여미지식물원에만 바오밥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한다. 한택식물원에는 두 그루가 있었는데 하나에는 어린 왕자의 모형도 있어 재미있었다. 언젠가 TV 기행 프로그램에서 마다가스카르를 소개할 때 넓은 평지에 늘어선 바오밥나무 군락이 가슴 설레게 아름다웠다. 바오밥나무를 보러 아프리카에 가고 싶었다. 그들은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처럼 고독하고 신비로운 나무였다.


바오밥나무[Baobab Tree]는 열대 아프리카 원산이다. 크고 오래 살면서 생긴 게 특이하다. 가지가 적어 나무를 거꾸로 심어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줄기가 배흘림기둥처럼 생겨 술통으로 보이기도 한다. 전설에는 태초에 신이 이 지구상에 심은 나무가 바오밥나무였는데, 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자라났다. 화가 난 신은 바오밥나무를 뽑아 거꾸로 심어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한택식물원에서 내가 처음 보았을 때는 밭에서 뽑다만 무가 연상되었다. 참 코믹하게 생긴 나무다.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 맞게 진화된 모양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아프리카의 바오밥나무다. 이 정도면 나이가 1천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세계 최대의 바오밥나무라고 한다. 높이 22 m, 줄기 둘레는 47 m나 되고, 나이는 4천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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