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전등사 대웅보전 앞에 대조루(對潮樓)라는 누각이 있다. '바닷물을 마주본다'는 뜻일 텐데 실제는 산과 나무에 가려 바다는거의 보이지 않는다. 건물 안에도 들어갈 수 없다. 이 대조루 옆에 굉장히 큰 단풍나무가 있다.어떤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단풍나무라고 한다. 줄기 둘레만 거의 두 아름이 된다. 그러나 한 그루가 아니라 두 그루가 합쳐져 있어 그 가치가 반감된 모양이다. 나무는 축대 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옹색하기가 그지 없다. 지나는 사람들도 나무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한 달 전쯤에 찾아갔을 때는 막 단풍색이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다른 단풍나무들은 절정이 지났을 때였는데 이 나무는 덩치만큼이나 동작이 느렸다. 아마 지금에야 붉은 단풍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내년에는 느지막하게 다시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