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서산향교의 은행나무를 찾아갔다. 위치가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아 가는 길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러저리 좁은 길을 따라간 끝에 추레한 향교가 있었다. 서산향교는 조선 태종 6년(1406)에 세워졌다가 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고 한다. 향교의 명륜당 앞 마당에 이 은행나무가 있다.
이 은행나무는 유주가 특징이다. 크고작은 유주가 스무개가 넘는다. 큰 것은 길이가 어린 아이 키만큼이나 되는데 고드름처럼 생겼다. 이 은행나무에만 왜 이렇게 많은 유주가 발달해 있는지 궁금하다. 나무의 수령은 500 년 정도 되었고,높이는 33 m에 이른다.
이 향교에 갈 때는 사나운 개를 조심해야 한다. 향교 안에는 살림을 하는 집이 있는데 입구에서 키우는 개가 무척 사납다. 주인이 나와서 진정을 시킨 다음에야 찬찬히 나무를 둘러볼 수 있었다. 서당개 3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이 개는 무얼 배운 걸까? 하긴 향교도 이젠 껍데기만 남았는데 그걸 지켜야 하는 신세에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