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남산하면 소나무가 연상되는 것은 이런 애국가의 가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남산에는 철갑을 두른 듯한 울창한 소나무 숲은 없다. 그래도 남쪽 기슭을 중심으로 일부가 남아있는데, 남산의 소나무가 사라진 것은 대부분이 일제 강점기 때 남벌한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남산의 소나무 숲 자체가 인공적으로 조림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태종 때에 장정 수천 명을 동원해 남산을 중심으로 20일 동안 10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궁궐 건축 등을 위한 목재 수요의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 뒤로 소나무의 벌채를 금하면서 남산은 숲이 울창해져 산적이 출몰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소나무가 지금은 전체의 20% 정도로 줄어들었고, 그마저도 그냥 두면 활엽수인 갈참이나 신갈나무들에게 자리를 앗겨 점점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남산길을 산책하다 만나는 소나무는 더욱 반갑다. 도심 가운데서 공해에 찌들려 피곤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나마 남아있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당국에서도 남산의 소나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산 남쪽의 소나무 숲에는 시민을 위한 산책로가 만들어졌고 휴식을 위한 간단한 시설도 들어서 있다. 소나무의 생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사람과 나무가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부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만은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켜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