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한의원에서 침을 맞다

샌. 2009. 10. 5. 15:20

나는 병원이나 약을 가능하면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한다. 감기에 걸려서 약을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고, 약을 안 먹으면 7일 만에 낫는다는 말을 믿는다. 그러다 보니 사서 고생을 할 때도 있다. 이번이 그러하다. 허리가 삐끗한지 20일 째인데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오늘은 한의원을 찾았다. 침과 봉침을 맞고 부황을 떴는데 모두가 난생 처음 받아보는 치료법이었다. 물리치료도 신기하게 작동되는 기계들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진즉에 병원을 찾았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필름을 되돌려보니 이번 통증의 발단은 빗속의 소백산 산행이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하느라 한 손에는 우산 한 손에는 스틱을 잡고 계단길을 쫓기듯 내려온 것이 무리가 되었다. 그 자세가 허리에 굉장히 좋지 않다고 의사도 동의했다. 그 뒤에도 무리한 걷기가 이어져서 결국 약한 허리가 견디지 못한 것이다. 몸에 대한 과신과 부주의가 화를 부른 셈이다. 사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디스크의 재발이다.

 

앞으로긴 산행이나 힘든 걷기는 자제해야겠다. 올 겨울 계획된 히말라야도 재고해 봐야 할 것 같다. 자신의 체력에 지나치는 운동은 도리어 해가 된다는 것을 이번에 실감했다. 나이가 들수록 한 발 물러서는 자세로 살아야겠다.

 



밖은 가을이 환하다. 창 밖으로 보이는 뒷산길이 유혹하는데, 나는 핫팩 위에 누워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보  (0) 2009.10.13
  (0) 2009.10.08
절뚝거린 추석  (0) 2009.10.04
과유불급  (0) 2009.09.30
지팡이를 짚고 산책하다  (1) 200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