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광화문광장 플라워 카펫

샌. 2009. 8. 27. 10:14



시내에 나간 길에 얼마 전에 개장한 광화문광장에 가 보았다. 차로를 줄이고 광장을 만든 것은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여럿 느껴졌다. 그중의 하나가 거대한 규모의 '플라워 카펫'(Flower Carpet)이었다. 플라워 카펫은 22만여 송이의 생화가 심어진 가로 17.5 m,세로 162 m의 꽃밭이다. 볼거리로는 화려하지만 이것 때문에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은 단지 구경꾼으로만 머물게 된다. 이것이 개장 기념 일회용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면 광장으로서의 기능은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광장이란 사람들이 자유롭고 만나고 토론하고 쉬기도 하며 문화 행사를 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광장은 사람이 중심이여야지 객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굳이 거대한 꽃밭 구경을 하는 것으로 광장의 기능이 제한된다면 비싼 돈을 들여 만든 광화문광장은 전시용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삐딱이의 눈으로 볼 때 사람들의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서 이런 꽃밭을 만들지 않았는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플라워 카펫의 화려한 문양은 여기가 무늬만 광장이라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했다.

 

그래도 넓은 광장에 서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만큼이라도 나아간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해야겠다. 앞으로 차로는 완전히 없애 차들은 지하로 다니게 하고이곳 전체를 광장으로 꾸며야 할 것 같다. 그때는 광화문도 제 위치에 들어서고 미국대사관도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 명실상부한 민족의 광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이곳에서 즐겁게 놀고 만나고, 자유롭게 정치적 견해도 발표하는, 아름다운 문화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날이 언젠가는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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