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도봉산 다락능선을 걷다

샌. 2009. 8. 19. 16:35



포대능선을 걸으려고 K 형과 같이 도봉산을 찾았다. 전철 도봉산역에서 내려 사람들이 덜 가는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다행히 따가운 햇빛을 구름이 가려주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다락능선에 합류해서는 정상으로 오르는 왼쪽 길을 따르지 않고 반대쪽으로 가는 바람에 하산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엉뚱한 길을 포대능선으로 착각한 것이다. 약 30분 정도 걷고 나서야 길을 잘못 든 걸 알아챘다. 그러나 다시 올라가기에는 이미 늦어 버렸다. 고작 도봉산의 7부 능선 정도 오르고서는내려오게 되었다. 포대능선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인생살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 순간의선택이 인생길을 180도로 바꾸어 버린다. 내려가는 길을 올라가는 길로 착각하다니, 나이가 들면이렇게 멍청해지는가 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이가 들면 어떤 길이라도 그러려니 받아들이게 되는 점이다. 뜻대로 안 되는 일에 화를 낼 필요는 없는 일이다. 포기할 일은 제 때 포기할 줄도 알아야한다. 악착스러움이나 집념을 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좋은 교훈을 얻었던 오늘 산행길이었다.

 


멀리 보이는 포대능선 길, 저기를 걸으려고 했는데 엉뚱한 데로 가고 말았다. 산을 내려와서는 망월사역 앞에서 순대국에 막걸리를 한 잔씩 하고 헤어졌다. 현실에 만족하고 늘 최선을 다하는 K 형의 모습은 언제 봐도 존경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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